- 서울 도심 건설현장서 노동조합 ‘욕설 막말에 난투극’까지
[뉴스앤뉴스=박귀성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건설노조는 두 가족이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과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한국연합건설산업노동조합인데, 최근 두 건설 관련 노조는 서울과 경기 수도권에서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며 수개월동안 건설현장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엔 서울 강서구 화곡동과 강남구 개포동, 동작구 흑석동, 은평구 수색동, 마포구 등 서울 도심에서까지 두 건설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은 대립하여 극렬한 갈등을 겪으며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하고 있다. 해당 두 건설노조의 대립은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지만, 다수의 건설 현장 관계자들은 결코 단순한 ‘노-노 갈등(노동자와 노동자가 일감을 놓고 다투는 행태)’이 아닌 조합원들의 대거 이동으로 인한 건설노동조합의 ‘지각변동’에 주목을 해야 한다는 전언이다.
최근엔,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위원장 진병준) 소속 서울 경기 수도권 일대의 조합원들이 대거 조합을 탈퇴하여 연합노련 한국연합건설산업노동조합(위원장 이승조)으로 이동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동한 조합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내부 조합 간부들이 조합원들이 수개월 동안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집회와 시위에 동원되고 있는 반면 조합 간부들은 이런저런 명목으로 자신들의 배를 불리고 있다”는 등의 불만을 제기했다.
급기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대거 이탈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조합원들을 상대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조합원들의 동요를 잠재우려고 했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건설현장분과는 “금일 지대 간부 몇몇이 연합노조라는 실체도 없는 조직으로 이동하려하고 있다”면서 “이는 단지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독단적인 결정이며 현장에서 함께 싸우며 서로를 지켜온 우리 동지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못 박고, “아래와 같이 긴급 지침을 전달드린다”면서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소속 한국연합건설산업노동조합으로 이동한 지역 간부와 조합원을 맹렬히 비판했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세부 지침에서 “1. 강요와 협박으로 인해 연합노련에 가입하신 분은 즉시 아래 담당자에게 문자로 알려주시라, 연합노련 가입 철회한 조합원에게 어떠한 불이익도 없음을 약속드린다. 2. 연합노련 이적한 팀장에 의해 현장에서 쫓겨난 조합원은 아래로 연락 주시라! 즉시 현장배치 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지역 간부가 이탈하면서 소속 조합원들에게 노조 이적을 강제하거나, 일터에서 제외되는 불이익을 주었다고 주장하면서 각 지역 간부들의 실명과 연락처를 공개했다.
전국건설산업노조는 특히 “노조 탈퇴와 이적 강요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는 범법행위”라면서 “위와 같은 내용 발생 시 녹취 등 증거 확보하여 제보 부탁드린다! 관련자는 반드시 법적 조치하겠다. 신속하고 단단하게 정리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향후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결국,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이 집단적으로 탈퇴한 조합원들의 복귀와 조합원들이 투입됐던 기존 현장에 대해 ‘생존권 사수’를 외치면서 강하게 투쟁에 나섰고, 한국연합건설산업노동조합 측은 새롭게 조합 가입을 신청한 조합원들을 보호하고, 일감을 책임지고자 건설현장 사수에 나서면서 물리적 충돌이 서울 도심 곳곳에서 발생하기 시작했다.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소재 한 아파트 재건축 건설현장에선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소속 간부들이 탈퇴한 조합원들을 현장 컨테이너 사무실에 감금하고 다수의 위력을 동원해 위협적으로 조합 복귀를 종용하거나 탈퇴 의사가 완고한 조합원들에 대해선 ‘이곳에서 일하지 말고, 다른 현장에서 일하라’는 취지의 강요를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가 하면, 마포구 소재 한 오피스텔 건설현장에선 21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소속의 한 조합원이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한국연합건설산업노동조합 조합원에게 물리력을 행사해 병원으로 호송되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폭력 사건의 피해 부상자는 23일 오후 현재까지도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에 입원 중이며 심한 전신 통증을 호소함과 동시에 뇌진탕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포 현장 사태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현장 목격자에 따르면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은 이날 같은 현장에서 여성노동자(화재 예방,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비노조 일용직 노동자)를 향해서도 폭력을 휘두르고 막말과 욕설을 일삼았다는 전언인데, 그러나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측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 노조를 음해하려는 세력이 뒤집어씌운 악의적인 내용인데, 자세한 것은 향후 경찰 조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항변했다.
사태가 이지경에 이르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한국연합건설산업노동조합 이승조 위원장도 성명을 내고,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의 주장에 대해 펄펄 뛰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승조 위원장은 성명서에서 “최근 우리 노동조합에 타 노조의 조합원들이 가입 신청하여 우리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됐다. 노동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으며(노조법 제5조)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자유의사를 기초로 자주적 민주적 운영을 지향해야 하는 조직체로서 우리 노조는 조합원 개개인의 자주적 결정을 존중하여 운영되고 있다”고 노동조합법 ‘자유로운 노조가입’에 대해 전제했다.
이승조 위원장은 이에 더 나아가 “우리 노조에 가입한 것은 위에 명시된 당연히 존중받아야 할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기반으로 한 행위로, 그 어떠한 위법행위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서울경기지부는 우리 노조가 조합원에게 강요 및 협박을 통해 조합원을 빼앗아 간 것이라 주장하며, 있지도 않은 증거를 수집하는데 만 혈안이 돼 있다”고 분기탱천했다.
이승조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러한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의 태도는 노동자들의 자유로운 결정들 존중해야 하는 노동조합의 자세하고 할 수 없으며,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우리 노조를 부당노동행위를 한 범죄집단으로 매도하며 우리 노조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승조 위원장은 이날 성명서 말미엔 “우리 노조는 이에 흔들리지 않고, 우리 노조를 분열시키는 행위에 대해 적극 대응할 것이며, 모든 행위에 타협하지 않고 모든 법적 조치를 통해 강력하게 대처하기로 했다”고 명시해, 사실상 건설현장 갈등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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