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조 VS 연합노련 물리적 ‘대충돌’
[뉴스앤뉴스=박귀성 기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내부에 건설노동자들로 구성된 두 노동조합이 전국 곳곳에 있는 건설현장에서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일감을 놓고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 강서구 소재 한 건설현장에선 다소 이례적인 충돌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노총 산하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위원장 진병준) 서울지역 제1지대와 2지대 조합원 350여명이 지난 7일 탈퇴 성명서를 발표하고 조합을 집단으로 탈퇴한 후 같은 한국노총 전국노동조합연맹 한국연합건설산업노동조합(위원장 이승조)에 가입하는, 이른바 지역 노동조합 ‘해산’ 사태가 발생했다.
해산을 선언한 전국건설노동조합 소속 서울지역 1, 2지대 탈퇴 조합원들은 탈퇴 성명서에서 “노동조합이란, 노동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및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의 도모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라면서 “그러나 현재의 건설노동조합(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은 상부가 주체가 되어 노동3권을 악용한 온갖 돈벌이 사업에 노동자들을 동원하여, 새벽부터 집회의 현장에 투입, 같은 노동자들끼리 난투극을 벌이기 일상이며, 그 피해는 오롯이 조합원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는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성명서는 이어 “우리는 더 이상 몇몇의 꼭두각시가 아닌 자주적 민주적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써 거듭나, 회사와 타 노동조합 조직과 상호 이해 및 타협을 바탕으로 한 서로 상생하는 올바른 노동운동 문화를 꽃피우고자 한다”고 노동조합 해산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한국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소속 지역 조합원들의 해산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타워크레인분과 소속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 지역 조합원들의 해산으로 시작한 조합원 ‘해산’ 현상은 같은 노동조합 타워크레인분과 대세충강(대전, 세종, 충청, 강원) 지역본부의 해산으로 이어졌고, 이날 건설현장의 전문인력 조합원들 가운데 1지대 2지대 지역본부가 해산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더 나아가 이들 해산한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각 지역본부 조합원들은 각각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연합노련 같은 부문 노동조합으로 흡수됐다.
본지 기자가 건설현장에서 취재한 바에 따르면,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의 이탈 원인은 주로 ‘노조 간부들의 부당한 압박(금전 갹출, 집회 동원, 불법 지시 등)’과 ‘일자리의 장기간 순번 대기’ 및 기타 폭언 폭력의 행사, 성범죄 피해 등 매우 다양했다. 특히, 해산을 결정한 지역 간부들의 경우 “조합원들의 안정된 일자리 마련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했다”는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탈퇴를 선언한 서울지역 L모 전 제1지대장은 8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소재 한 건설현장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지금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측에서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 지대(1지대)와 2지대 조합원들이 모두 조합을 탈퇴하고 연합노련으로 옮겨온 후 연합노련 소속으로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당 현장에서 발생한 ‘일감을 놓고 대치 중 발생한 폭력 사태’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혹시 전국건설산업노조를 탈퇴한 후 조합 측으로부터 부당한 압박이나 기타 협박 등을 받은 적 있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들의 입장에서 ‘배신자’ 낙인을 찍는 것은 오랜 관행”이라며 “지금도 현장에 투입된 탈퇴한 조합원들 일을 못하게 하려고 이렇게 몰려와 난동을 부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물리적 충돌 사태가 발생한 화곡동 현장에서 새벽부터 나와 소속 조합원들의 ‘무사한 일터 투입’을 지도하던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한국연합건설산업노동조합 이상규 본부장은 본지 기자에게 “이번 패싸움은 노-노 갈등(노동자와 노동자가 일감을 놓고 타투는 상황)이 결코 아니다. 우리 조합원들은 합법적으로 사측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규정된 교육을 이수하고 이 현장에서 일을 하고있는 것이다. 하지만, 저들(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탈퇴해서 우리 연합노련에 가입한 조합원들에 대해 현장에서 고용하면 안 된다는 주장하며 자신들의 조합원들 투입하려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탈퇴 조합원들이 이 현장에서 일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보복을 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게 바로 노동조합의 불법적인 노조운영 행태다. 노동자는 언제라도 자유롭게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고, 탈퇴할 수도 있다. 이는 노동법적으로 보장돼 있는 거다”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합법적으로 근무에 투입됐는데, 사측은 이미 근로계약이 끝났음을 이유로 저들의 요구를 단호히 거부하지 않는 것인가?”라는 질문엔 “지금 이 현장에서 하도급을 맡고 있는 ‘○○건설’이 진행하는 현장이 서울 시내에만 해도 몇 군데 더 있다. 저들이 이 현장뿐만 아니라, ○○건설이 일하는 다른 모든 현장에서 수십 수백명씩 조합원들을 끌고 다니면서 대규모 집회를 하고, 공사현장 출입문을 봉쇄하는 등 공사를 못 하도록 압박하는 수법으로, 회사측에 큰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기존의 조합원들이 있는데, 새로운 식구(신규 가입 조합원)들과 어떻게 조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는 질문엔 “조합원이 한꺼번에 많이 늘어서 일자리 걱정은 당연하다. 하지만, 공정하게 기존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함께 일을 같이할 수 있도록 배려할 것”이라면서 “특히, 조합원들 상호간 화합이 잘되고, 상호 우애증진을 위해 조합 간부들과 지혜를 모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국노총 소속 두 건설 분야 노동조합 조합원들의 물리적 출동로 인해 조합원들 중에서 2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현장에 투입됐던 경찰 2명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투입됐던 강서경찰서 소속 경찰 관계자는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공권력에 폭력을 행사한 심각한 사안”이라면서 “형사과 등 담당부서에서 철저하게 수사하여 ‘공권력에 대한 불법적 도전’ 내지 ‘경찰 공무를 방해한 행위’에 대해 엄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본지 기자는 11일 오후 기사보도 현재까지 언론보도의 공정성과 제보의 반론권을 보장하고자, 화곡동 현장 물리적 충돌 당사자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조합 측에 문의를 시도했지만, 이렇다 할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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