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인소형타워크레인 사고 반복에도 국토교통부는 ‘뒷짐’?
[뉴스앤뉴스tv = 박귀성 기자] 무인소형타워크레인 또 사고, 이른바 ‘불법’과 ‘편법’, ‘위변조’ 등으로 정치권에서조차 논란을 일으켰던 무인소형타워크레인 사고 3건이 하루 동안 연달아 발생하면서 국토교통부가 건설장비에 대해 뒷짐을 지고 있다는 비판도 다시 등장했다. 8일 제보된 사고 3건 모두가 무인소형타워크레인의 강철 밧줄 관련인데, 공교롭게도 이중 두 건 사고의 발생은 같은 인천광역시 부평구 소재의 건축물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했고, 무인소형타워크레인의 주요 기능을 담당하는 ‘강철 밧줄(이하 와이어)’ 관련 사고여서, 자칫 잘못하면 타워크레인 조종을 맡은 노동자나, 건축현장에서 일하는 목공, 철근공, 콘크리트 타설공 등 각 분야별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의 생명과 신체 안전을 크게 위협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정치권에선 지난 2018년 이후 무인 소형타워크레인 사고 관련 무소속 이용호 의원 등을 중심으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와 ‘타워크레인 안전 관련’ 주제의 토론회를 통해 ‘무인소형타워크레인’의 불량제원과 법률적 사각지대, 사업자들의 장비 위변조, 서류 조작, 마치 한편의 사기극과도 같은 불법 명판 갈이 등 각종 불법적 행태에 대해 적지 않은 지적이 나왔고, 최종적으로 이용호 의원이 국토교통부 이성해 건설국장과 박정수 건설산업과장 등 정부 실무인사들을 상대로 “타워크레인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사민정협의체’를 구성해서 지속적으로 안전 문제를 논의해 나아가라”고 권고했다.
본지 기자가 제보를 받은 첫 번째 사고는 8일 오전 인천광역시 부평구 부평동 소재 오피스텔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사고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한 노동자 A씨는 본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오전 7시 10분쯤 민주노총 건설노조 타워분과 소속의 타워크레인 지정 조종사가 출근해서 첫 작업을 수행할 때 유로폼(건축공사에 쓰이는 거푸집 형틀 재료)을 들어올리다가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발생했다”면서 “어제 오후 3시 30분경 대체기사(지정 기사의 사정으로 임시로 튀입되는 조종사)가 퇴근하고, 오후 5시경부터 밤 8시까지 타워크레인이 작업을 했는데, 그 시간에 누가 작업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해당 작업자를 찾으려고 하면 찾을 수 있는 증거는 확보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사고 역시 같은 인천광역시 부평구 소재의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첫 번째 사고 현장에서 불과 1.3Km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해당 현장에서 만난 현장 안전관리자와 민주노총 건설노조 지역지회장 및 타워크레인분과 지역지회장, 타워크레인 조종기사 등은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전날 비를 맞은 목재가 현장 안전 벽체 밖 골목에 놓여 있었는데, 그것들을 들어 옮기려다 와이어를 잡고 있는 제동장치가 풀리면서 들려서 옮겨지던 자제가 저절로 땅바닥을 향해 내려왔다. 당시 제동장치는 전혀 작동하지 않아서, 공사 현장에서 작업하던 인부들에게 ‘피하라!’고 여러번 소리쳤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두 건 사고의 무인소형타워크레인을 조종하던 기사들 또한 모두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 타워크레인분과 소속 조합원이다. 해서, 타워크레인 관련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노동조합은 동시에 이날 사고에 대해 전체 조합원들을 상대로 긴급히 ‘사고 전파’를 진행하고 보도자료를 통해 타워크레인 등록과 검사 등 관리감독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책임을 주장하며, 국토교통부의 무인소형타워크레인 관리 행정에 대해 ‘무사안일’과 ‘탁상행정’이라는 질책을 내놓으면서 실효성 있는 행정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 유상덕 위원장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이번 사고들은 여전히 국토교통부가 뒷짐을 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3월25일자로 무인소형타워크레인에 대해 강력한 행정 조치 명령을 내렸지만 실제로 공사 현장에선 아직도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행정을 제대로 집행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노사민정협의체(노동계 + 사업자단체 + 시민사회단체 + 국토교통부)에서 합의한 대국민 약속사항을 지켜야할 시간이 불과 두 달도 남지 않았다. 우리 노조의 총파업을 국토교통부가 그토록 바라는 것인가?”라고, 국토교통부를 향해 날선 반문을 가했다.
부평구 소재의 두 사고 현장에 조종사를 각각 투입했던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 타워크레인분과 최동주 위원장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정부기관의 사고 현장에 대한 철저한 원인조사’와 함께 ‘책임자 처벌,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주문했다. 최동주 위원장은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선 “우리 노조 소속의 기사가 퇴근한 후 누가 타워크레인을 조종했는지가 밝혀져야 한다. 사고 당일 조종사가 출근하고 첫 작업에 와이어가 끊어졌다면, 끓어진 와이어의 상태를 보면, 수많은 강철 철사 가닥이 어지럽게 끊어져 있는데, 전날 무단으로 타워크레인을 조종한 현장 노동자가 잘못된 조작을 해서, 와이어를 장시간 동안 갉아 먹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해당 사고 현장에 무인소형타워크레인을 납품 임대했던 장비 임대사의 L모 대표는 노조 측이 ‘불량 장비’라고 주장하고 있는 점에 대해 펄펄 뛰는 모양새다. L모 대표는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장비의 사고란 사고 당시 장비를 조종했던 인물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면서 “조종사가 이미 비정상적인 작동을 하고 있는 상태를 (소음와 진동 등을 통해) 감각적으로 인지했을 수 있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업을 강행하다 사고가 난 게 아니냐?”라고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때문에 이번 사고는 전적인 조종사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타워크레인 등록과 검사, 관리 행정을 관장하는 주무부서인 국토교통부는 지난 3년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연이은 지적에 따라 번번이 ‘타워크레인 안전 문제’를 위해 각종 보도자료를 내고 강력한 행정 강화를 천명하면서, 불량 불법 무인소형타워크레인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무인소형타워크레인은 국토교통부의 각종 안전 강화 조치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사고를 일으켰고, 때문에 타워크레인 사고 관련, 국토교통부 뒷짐 행정에 대한 건설현장 노동자들 불만의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결국,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24일을 시한으로 하는 무인소형타워크레인 ‘퇴출 및 시정조치 명령’을 발동했다. 타워크레인 안전 강화 방침의 일환이라는 게 국토교통부 담당자의 설명이다. 이런 국토교통부의 ‘안전 강화’에 대해 노동자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감추지 않고 있지만, 무인소형타워크레인 사업자들은 ‘사유재산권의 침해’라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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