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권과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를 위하여
존경하는 13만 양평군민 여러분,
전진선 군수님과 1,800여 공직자 여러분,
그리고 동료 의원 여러분,
양평군의회 부의장 오혜자 의원입니다.
먼저 이 자리를 빌려 고(故) 정희철 면장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안녕을 묻는 인사가 무색할 만큼 마음이 무거운 게, 저만은 아닐 겁니다.
30여 년 동안 오직 양평을 위해 묵묵히 헌신해 온 성실한 공직자, 고(故) 정희철 면장님께서 민중기 특검팀의 15시간에 달하는 조사 직후, “특검에 처음 조사받는날. 너무 힘들고 지쳐 이 세상을 등지고 싶다”는 내용의 자필 메모를 남기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은 우리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과 비통함을 안겼습니다.
“계속되는 회유와 강압, 12시가 넘었는데도 계속 수사, 지치고 힘들고 계속된 진술요구, 강요, 무시, 치욕, 수모, 멸시, 자괴감”,
고인이 남긴 메모 속에서 반복되는 이 말들이 고인이 남긴 다잉메시지임을 미리 알아채지 못해 미안합니다.
“강압에 전혀 기억에도 없는 진술을 하였다”고 자책하던 고인은 결국 죽음으로 억울함과 무고함을 토로하였습니다.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로 들뜬 추석 연휴가 끝나갈 무렵, 홀로 깊은 절망 속에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했을 그를 생각하면 고인이 남긴 기록, “진술서 내용도 임의로 작성해서 답을 강요”하며 정해놓은 답에 끼워맞추기식 수사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 특검의 만행이 생각할수록 치가 떨리고 공포스러우며, 참담함을 넘어 분노하게 합니다.
그의 죽음은 결코 단순한 개인의 비극이 아닙니다.
심한 모멸감과 치욕, 수모를 견디지 못하고 살기 싫어질 만큼 사람의 존엄을 무너뜨리는 수사에 의해 벼랑 끝으로 내몰린 죽음이며, 처음부터 정해놓은 답에 끼워맞추려는 강요와 강압을 이기지 못한 자괴감에 삶을 버리게 한 이것은 명백한 정치적 타살이자, 수사라는 이름을 빌린 무소불위 권력의 폭거라는 오명을 씻기 어렵습니다.
특검 수사 중이거나 수사 직후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그럴 때마다 특검팀은 “강압은 없었다”고 말하며 스스로를 정당화해왔습니다.
그러나 그 반복된 말 뒤에는 언제나 또 다른 희생이 이어져 왔습니다.
강압적인 수사와 짜여진 진술 강요, 인권유린과 그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도 특검에서 강압이 없었다고 하면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게 돼버리고, 특검이 “혐의가 있다”고만 주장하면, 결과적으로 무죄가 증명되더라도
무소불위 권력의 수사에 이리저리 휘둘리며 발생하는 피해는 오로지 힘없는 국민과 남겨진 가족의 몫이 됩니다.
사람을 죽게 만드는 수사에 정의가 바로 설 리 없습니다.
이제는 특검 또한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사법적 책임을 지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특검의 수사 결과 무죄가 확정될 경우에는 무고와 인권침해, 명예훼손의 책임을 특검에게도 묻는 장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선량한 국민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정의이며, 무죄추정의 원칙 아래에서 피의자의 인권을 지키는 법치의 기본입니다.
언론에 따르면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경기 양평군 공무원 사망을 계기로 진상조사 과정에서 문제점이 확인되면 조처를 한다는 방침이라며, 수사 상황 및 수사방식을 면밀히 재점검해 사건 관계자들의 인권 보호에 소홀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말로 포장을 해도 빛 좋은 개살구이자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건 이미 무고한 목숨을 잃었고, 그건 무엇으로도 되돌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는 특검의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실책입니다.
그들로 인해 오랜 기간 성실한 공직자이자 믿음직한 동료였고 친절한 이웃이자 순수한 벗이었던 고인을 잃은 우리들의 상실은, 영원히 메울 수 없고, 무엇으로도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았습니다.
아직도 특검의 수사는 진행 중입니다.
검찰은 자신들이 원하는 답을 얻을 때까지 남은 사람들을 계속 압박할지 모릅니다.
충격과 공포인 작금의 사태가 되풀이될지도, 또 다른 누군가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특검 수사의 피해자가 어느 날 우리 자신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양평군의 공직자들은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군민들의 마음 또한 참담하기만 합니다.
특검은 더 이상 양평군 공무원들을 볼모로 고인에게 행한 것처럼 무리한 압박 수사를 이어가선 안됩니다.
그것은 진실을 밝히는 수사가 아니라 권력을 이용한 정치적 압박이며, 힘없고 무고한 공직자들을 향한 잔혹한 탄압일 뿐입니다.
본 의원은 고(故) 정희철 면장님의 억울한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이에 다음과 같이 엄중히 요구합니다.
첫째, 민중기 특검은 양평군 공무원을 볼모로 한 정치적 탄압을 중단하라.
둘째,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간 강압수사 의혹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고인과 유가족들, 그리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
셋째, 무소불위 살인 특검이 두 번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특검 수사에서 인권침해, 강압수사가 발생하거나
수사 결과 최종 무고 판결시 등에는 특검에게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
본 의원은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군민과 함께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또한 한 가지 더 당부하고픈 말씀이 있습니다.
고인이 남긴 메모가 공개된 경로나 고인의 마지막 행적에 대해 왈가왈부하며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을 삼가시기를 바랍니다.
언론에 따르면 공개된 메모는 유서로 작성한 것이 아니라 고인이 조사 과정에서 겪은 억울함을 변호사에게 토로하며 전달한 것이라 담당 변호인을 통해 공개되었고, 고인의 SNS활동 등 마지막 행적에 대해서는 아니면 말고 식으로 마구잡이식 의혹을 제기하며 함부로 발설할 문제가 아닙니다.
국과수 부검에서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이 없다는 1차 소견이 나왔지만 아직 수사중이라 유서의 내용도 공개할 수 없다는 경찰의 입장에 비춰볼 때, 일부에서 주장하는 고인의 마지막 SNS 행적, 고인의 휴대폰을 촬영한 듯한 내용은 어떻게 확보한 것인지, 세상에 없는 사람의 개인정보라 하여 수사중인 사건과 관련 있는 내용을 그렇게 무차별적으로, 관계자 동의 없이 공개해도 되는지 묻고 싶습니다.
부고가 날아온 날부터 영결식까지, 내내 종일토록 내리는 비가 비통한 우리의 마음 같았습니다.
고인의 마지막이 너무나 가슴 아파, 충격과 비탄에 젖어 자꾸 망연자실해지는 정신을 바쁘게 수습하다가도, 손을 놓고 하염없이 자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필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본인의 책임을 다해주시는 것입니다.
이미 선량한 공직자의 억울한 죽음으로 인한 파장이 적지 않습니다.
그저 가만히 침묵하며 무턱대고 순응하자는 것이 아니라, 맡은 자리의 책임을 다함으로써 13만 군민들이 겪고 있을 혼란을 수습하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중심을 굳게 잡아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고인이 죽음으로써 알리고자 한 모든 진실이 드러나고 무리한 특검수사의 족쇄에서 벗어날 때까지, 군민 여러분 모두 각자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인권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에 함께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고 정희철 면장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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