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2026 문화도시 수원…서로를 살피고 문제에 맞서는 도시 문화 조성
경력단절 여성, 청년 등 시민 누구나 지역 문제 해결 방법 기획하고 실행
2011년 문화도시 조례 제정 후 기반 조성…2026년까지 200억 투입 예정
시민협의체 5만명 참여해 대도시형 시민·마을·지역·생태 가치 확산
[양해용 기자]=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들은 사람들의 삶을 더욱 반짝이게 만든다. 마을을 학교와 실험실 삼아 실행된 주민의 생각은 더 풍요로운 문화를 가능하게 한다. 엄마들이 공동육아 경험으로 지역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경력단절 여성들이 어르신들을 위한 운동 가이드 책자를 만들고, 전현직 교사들이 청년과 노인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거나, 마을을 사랑하는 청년과 청소년들이 함께 마을용 자전거 지도를 만드는 일이 그렇다.
대한민국 최대 기초단체이자 최초의 특례시인 수원시는 새로운 지방자치의 모범적 모델을 제시해야 하는 출발점에 서 있다. 제3차 문화도시로 지정돼 앞으로 5년간 최대 10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서로를 살피고 문제에 맞서는 문화도시 수원’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대도시형 문화도시를 구현해 나가게 된다.
◇누구나 기획자이자 주인공이 된다
영통구 주민 5명으로 구성된 ‘역동’이라는 이름의 모임은 학부모 모임에서 비롯됐다. 결혼 후 남편의 직장을 따라 수원시에 정착한 경력단절 여성들이 비슷한 연령의 자녀라는 공통점 덕분에 함께 도서관을 다니던 친목 모임이었다. 아이들이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될 즈음, 모임 구성원들은 학업과 재미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공동육아 방식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답사, 도자기 만들기, 전통 문양 그리기, 떡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자녀들의 성장을 돕던 이들은 배움의 기회를 다른 아이들과 나누고 싶어졌다. 역동 멤버들은 수원시 씨티메이커스 프로그램을 통해 방법을 찾아 나섰다. 지난해에는 자신들의 경험을 살려 역사 콘텐츠를 블록놀이로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 등을 전문화하고자 공동체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전문가로부터 컨설팅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현재 도시재생 지역 청소년에게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사회적기업을 준비 중이다.
‘역동’에 컨설팅을 한 ‘꽃맘센터대화방’도 경력단절 여성들의 모임에서 시작됐다. 교육지원서비스로 지역 내 아동센터 등과 협력하고 있던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참여한 모임이다. 지역의 문제에 대해 깊이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 이 모임은 소외된 실버세대를 위한 크리스마스 파티나 작은 음악회를 개최하는 활동을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마을 활동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참여를 어려워하는 중장년층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의지를 모아 운동 가이드 책자를 기획했다. 코로나19로 활동이 위축된 노인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수원형 리빙랩 사업에 참여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운동 책자를 만들었다.
수원시의 대표적인 도시재생지역인 행궁동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로컬크리에이터 청년들과 청소년들의 협동으로 이뤄진 실험적인 시도도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수원행’으로 활동하고 있는 청년 3명이 행궁동 내 주차시설 부족 등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시작하면서다. 이들은 자동차 없이 방문해도 즐거운 핫플레이스가 되려면 결국 자전거 이용이 편리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행궁동 자전거길 지도를 만들기로 했다. 실제 자전거 라이더의 의견이 중요한 프로젝트에 힘을 보탠 것은 행궁동에서 자전거를 즐겨 타던 청소년들이다. 중학생 라이더 5명이 행궁동을 직접 라이딩하면서 조사를 진행해 개선해야 할 점을 찾고 더 편리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이 협업으로 수원화성과 행궁동, 수원천을 한바퀴 도는 코스가 만들어졌고, 이들은 올해 시민이 참여하는 자전거 페스티벌을 직접 기획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역동, 꽃맘센터대화방, 수원행 등 시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문화모임은 모두 수원시가 지향하는 문화도시의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10여년 준비해 온 ‘문화도시 수원’
시민의 삶이 곧 문화가 되는 문화도시를 향한 수원시의 준비는 10여년 전부터 시작됐다. 수원시는 지난 2011년 8월 문화도시 조례를 제정해 수원을 사람 중심의 문화도시로 구현하기 위한 정책 방향 및 추진체계 등을 명문화했다. 2014년 제정된 정부의 지역문화진흥법보다 3년이나 앞서 선도적으로 만들어진 조례였다.
이후 수원시는 2018년부터 5개년 계획의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온라인 플랫폼 ‘수다방’과 포럼, 찾아가는 현장 의제 ‘미래가 열리는 나무’ 등을 통해 시민의 욕구와 의제를 구체화했다. 지역 의제를 발굴하기 위한 시민들의 대화모임 ‘씨티메이커스’ 277개가 적극적으로 활동했고, 리더격인 시민협의체 ‘수원나우어스’가 발족해 3개의 분과를 두고 운영됐다. 다양한 창구를 통해 생활권별 불균형 문제나 외국인 이주민 증가로 인한 대안, 지역 갈등, 아파트 공동체, 원도심 쇠퇴, 생태 위기 등 다양한 과제들이 도출됐다. 문화기획자를 양성하는 프로그램들이 운영됐고, 거점 공간을 중심으로 의제를 풀어나가려는 시민 문화의 씨앗을 뿌렸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21년 예비 문화도시로 선정된 수원시는 예비사업을 통해 문화도시로의 도약 가능성을 미리 확인할 수 있었다. 예비 사업은 기존의 프로그램들을 체계화했다. 또 시민이 제안하고 만드는 도시여행 프로그램 ‘조금 다른 도시여행’ 6개가 시범 운영돼 새로운 지역콘텐츠를 발굴하는 한편 지속가능한 도시여행의 기반을 조성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뿐만아니라 지난해 6월 인문도시주간 사전프로그램과 10월 본프로그램을 운영해 시민이 주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온·오프라인으로 펼쳐져 문화도시 수원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예비 문화도시 사업의 성공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수원시는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3차 문화도시로 지정받았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2026년까지 5년 간 최대 10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고 지방비 100억원을 매칭해 총 2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문화도시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시민문화자치로 문화특례시 빚는다
‘서로를 살피고 문제에 맞서는 문화도시 수원’이라는 사업명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수원특례시가 계획한 문화도시 청사진에는 ‘시민’이 가득하다. 생활 속에서 문제를 발견한 시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을 마련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한 뒤 이를 지역에 확산하는 것에 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의 활동 과정 자체를 문화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문화도시 수원의 핵심 가치는 4가지다. 시민, 마을, 지역, 생태 등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사람중심의 도시철학과 인문적인 실천방법을 활용하는 과제들이 추진된다. 먼저 수원은 학교, 수원은 실험실, 웰컴투 수원 등 문화 인재를 양성하고 다양성을 살리는 실험적인 프로그램들이 시민가치를 높이는 데 활용된다. 또 거점 공간인 ‘동행공간’을 확대하고 도시문화 커뮤니티를 지원해 지속가능한 문화 생태계를 만들어 마을의 가치를 제고한다. 도시기록단 등 기록생태계를 활용한 인문도시 아카이브, 조금 다른 도시여행, 인문도시주간, 공공예술 등을 통한 예술의 확대는 지역자원의 미래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도시 간 정보공유와 네트워크 형성으로 공유의 문화를 통한 생태가치 확산도 꾀한다.
문화도시 사업은 주체가 되는 시민과 시민의 활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참여자들의 지원으로 실행된다. 수원이라는 도시명을 영문으로 거꾸로 써 만들어진 ‘수원나우어스(SUWON X NOWUS)’라는 이름의 시민협의체가 5개 생활권역별 관심 의제를 찾아내고, 다양한 참여자들이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수원시는 행정협의체를 운영해 이들에게 행정적 지원을 뒷받침하고, 운영위원회가 사업에 대한 자문과 전반적인 계획 및 추진과정에 전문적 의견을 더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수원문화재단 내 설치된 문화도시센터가 추진력을 발휘하게 된다.
수원시는 문화도시 사업으로 5개 생활권역(북수원, 광교, 서수원, 화성, 영통)에서 거점을 만들어 100명의 시민리더를 양성하고, 1만명의 인문클럽과 5만명의 시민협의체(나우어스) 회원들이 활동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동행공간을 300곳으로 늘려 시민들이 활동하면서 도시의 즐거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수원시에서 진행되는 도시재생사업 및 수원시 인문기행 특구,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사업 등 다양한 사업과 연계해 특성화된 인문도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활용한다. 이를 통해 거버넌스에 기반한 문화도시 사업으로 대도시에 맞는 문화자치와 시민자치의 모델을 만들어 수원특례시로서의 역량을 보여주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시민 주도의 자생적 문화를 통해 일상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능동적으로 찾아 해결하는 시민참여 문화 거버넌스가 문화도시 수원의 핵심”이라며 “사회변화를 문화적 관점에서 대응하는 제2의 르네상스의 전기가 되도록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BEST 뉴스
-
[영상]“여주시가 썩었다” 법진스님, 시청 앞 2시간 시위…김병옥 노인회장에 8가지 문제 제기
대한노인회 여주시지회 노인대학장을 지낸 법진스님, 이준호 전 학장이 김병옥 지회장의 노인회 운영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이 전 학장은 지난 6일 오전 10시 여주시청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노인대학장으로 재임했던 당시 학사운영을 비롯해 운영비와 직원 채용, 노인일자리 배정,... -
[특집]성수석 이천시장 “15만 평 반도체 연구단지·3대 역세권 개발로 이천 미래 바꾸겠다”
이천·부발·신둔역 중심 ‘역세권 르네상스’ 추진…100% 시 출자 도시공사 설립 구상 경마공원 유치·문화관광재단 확대 추진…대규모 개발사업의 실행력과 재원 확보가 관건 사진/YTN 캡처 성수석 이천시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15만 평 규모의 반도체 연구·설계단지 조성과 3대 역세권 개발... -
여주시, '도를 아십니까' 대순진리회 활동도 시청 채널로 홍보
경기 여주시(시장 이충우)가 주요 개신교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의 기탁 사실을 시장 명의의 감사 멘트를 담아 보도자료로 배포해 지역 교계의 우려를 산 가운데(본지 2026년 9월 22일 보도), 불교계와 기독교계 등 정통 교단들로부터 이단·사이비로 규정된 '대순진리회'의 활동... -
[영상]김병옥 여주시 노인회장, 의혹 해명보다 법진스님 비난에 무게…핵심 쟁점 여전
노인일자리·직원 채용·파크골프 선수 선발 의혹…객관적 자료 공개 필요 100만 원 수령 인정했지만 사용처 설명 엇갈려…법진스님 1인 시위 지속 대한노인회 여주시지회 김병옥 회장이 이준호 전 노인대학장(법진스님)의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해 제기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반박 과정에서 상... -
[영상] 법진스님, 김병옥 여주시 노인회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 …1인 시위 돌입
여주시사암연합회 법진스님이 대한노인회 여주시지회 김병옥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1인 시위에 돌입했다. 법진스님은 기자회견에서 노인대학 운영 과정의 대학장 권한 배제와 운영비 관리, 노인일자리 배정 및 파크골프대회 선수 선발 문제 등을 제기했다. 특히 노인회 운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 -
여주시 오곡나루축제, 논란의 종교단체 협찬?…홍보탑 적절성 도마에
여주 시내에 세워진 2026 오곡나루축제 홍보탑 /사진=박성조 기자 경기 여주시의 대표 축제 '2026 여주오곡나루축제'가 23일 개막을 앞둔 가운데,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이 올해 협찬 단체가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축제 운영 관계자는 "축제와 종교단체는 아무 관계 없다"고 선...
전체댓글 0
NEWS TOP 5
실시간뉴스
추천뉴스
정치/행정
more +스포츠종합
more +-
용인특례시, 제107회 전국체전서 메달 10개 획득
용인특례시(시장 이상일)는 10월 16일부터 22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 일원에... -
하남시, 7년 규제 벽 넘고 첫 공공 파크골프장 개장… 72홀까지 확충
선동둔치 36홀·교산 18홀 추가 추진… 연말까지 시민 대상 무료 시범 운영 ... -
용인특례시, ‘광교스포츠센터 등 복합시설 건립사업’ 탄력
수지구 상현동 1222에 수영장, 상현3동 행정복지센터 등 건립…2030년 착공 목표 이상일 시장, “광교지... -
하남시미사강변종합사회복지관·재단법인 진선재단, 함께런(Run) 러닝 페스티벌 성황리에 마쳐
하남시미사강변종합사회복지관(관장 조혜연)과 재단법인 진선재단(이사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