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터미널 쏠림에 ‘출근 전쟁’ 현실화
승객도 불편, 승무원·상주직원은 생계 직격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이용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차난과 셔틀 혼잡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국내 주요 대형 항공사 2곳과 저비용항공사 3곳이 동시에 제2터미널을 사용하면서 특정 터미널로 수요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충분히 예측 가능했음에도 인천공항공사가 사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제1터미널에서 제2터미널 이전은 대규모 인력 이동을 동반하는 구조적 변화였지만, 이에 따른 주차 수요 증가나 셔틀 증편, 심야·새벽 교통 대책 등은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그 결과 현재 나타나는 주차 혼잡은 돌발 상황이 아니라 예고된 문제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장 근무자들 사이에서는 상주직원 다수가 제2터미널 주차장으로 몰리면서 주차 공간이 급격히 부족해졌다는 체감이 이어지고 있다. 공식 통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전과 비교해 포화 상태가 심각하다는 반응이 공통적이다. 단기주차장은 상시 만차 상태이며 장기주차장 역시 포화가 반복되고 있다. 주차장에서 터미널로 이동하는 셔틀버스도 출근 시간대마다 혼잡이 발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A씨는 “장기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셔틀을 타려 했지만 만차여서 20분 넘게 기다려야 했다”며 “눈앞에서 문을 닫고 출발하는 셔틀을 지켜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영하의 날씨에 바람을 맞으며 대기해야 했고, 지각하면 보고서를 쓰고 인사 기록에 남는다”며 “시스템 문제인데 책임은 개인이 진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승무원 B씨도 “아침 피크 시간대에는 셔틀 한 대를 놓치면 15~20분이 그대로 사라진다”며 “브리핑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매일 뛰어다닌다”고 말했다. 진에어 승무원 C씨는 “여름에는 땀 범벅이 되고 겨울에는 동상이 걸릴 것 같다”며 “비나 눈이 오면 상황은 더 악화된다”고 전했다.
승객들의 불편도 적지 않지만, 상주직원과 승무원들에게는 출퇴근 문제 자체가 생계와 직결된 사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항 특성상 새벽·심야 근무가 잦아 대중교통이 끊긴 시간대에도 출근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상주직원은 “주차도 못 하고 셔틀도 못 타면 출근 자체가 어려워진다”며 “이는 개인 문제가 아니라 공항 운영 시스템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인천공항공사가 추진한 주차대행 운영 개편안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공사는 외곽 장기주차장에서 차량을 인계한 뒤 셔틀로 이동하도록 하는 구조와, 터미널 인근 구역에 프리미엄 요금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에 대해 이용객들 사이에서는 “결국 돈을 더 내거나 더 움직이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구조”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짐이 많은 승객이나 노약자, 유아 동반 가족에게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인천공항공사는 단기주차장 혼잡 완화와 갓길 주차, 이중 주차 같은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주차대행 차량이 차지하던 공간을 일반 이용객에게 돌려주면 주차 가능 면적이 늘어나고, 차량 이동 거리 축소로 보안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근본 원인이 터미널 재배치에 있음에도 그 부담을 이용객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이용자 불편과 요금 인상 논란, 절차 적정성 문제 등을 이유로 개편안 적용을 2026년 2월까지 유예하도록 지시했다.
승무원들은 출근 과정에서 누적되는 체력 소모와 스트레스가 비행 전 컨디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한 승무원은 “비행 안전은 승객이 탑승하는 순간이 아니라 승무원이 출근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들도 상주직원 교통 대책은 복지가 아니라 필수 인프라라며, 이를 외면한 운영은 안전 관리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 / 제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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