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제 샌드박스·금융 라이선스‘로 성장 후 韓 증시 손절
차등의결권·밸류에이션 격차 쫓아 ‘제2의 쿠팡‘ 노리나
”안방서 키운 호랑이의 이탈”... K-증시 공동화(空洞化) 가속
토스(비바리퍼블리카)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한 실무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자본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금융 인프라와 2000만 가입자의 데이터를 토대로 성장한 거대 플랫폼이, 정작 성장의 과실은 미국 월가(Wall Street)와 독식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한국 정부가 깔아준 판에서 컸지만, 잔치는 미국에서 벌이는 격”이라는 자조 섞인 비판이 나온다.
“인프라는 한국 거, 수익은 미국 거”... 명백한 국부 유출
토스는 최근 SEC 공시 책임자를 채용하고 주관사를 선정하며 미국행을 기정사실화했다. 가장 큰 쟁점은 토스의 성장이 철저히 국내 공적 자산에 기반했다는 점이다. 토스뱅크와 토스증권 등 핵심 계열사는 정부의 파격적인 ‘규제 샌드박스‘와 인가 정책 덕분에 탄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모회사가 나스닥에 상장할 경우, 상장 차익과 향후 배당 수익 등은 고스란히 미국 주주들에게 귀속된다. 국내 투자자들은 유니콘 기업의 성장을 함께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단순히 매출을 올려주는 ‘데이터 셔틀‘로 전락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냉정한 韓 평가 피해 ‘밸류에이션 도피‘... 규제 차익 논란도
토스가 국내 상장(IPO)을 철회한 배경을 두고 IB 업계는 ‘제값 받기‘와 ‘경영권 방어‘를 위한 계산된 행보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은 토스에 대해 은행업 기준(PBR)을 적용해 보수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자 토스는 이를 거부하고 여전히 플랫폼 기업에 높은 가치(PSR)를 쳐주는 미국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는 국내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을 무시하고, 입맛에 맞는 평가를 찾아 떠난 ‘밸류에이션 도피‘라는 비판을 받는다.
더불어 이승건 대표의 낮은 지분율(15%대)을 방어하기 위해 ‘차등의결권‘이 허용되는 미국을 택했다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이는 쿠팡 김범석 의장의 사례와 판박이로, 국내의 엄격한 지배구조 규제를 회피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전형적인 ‘규제 차익‘ 행위라는 지적이다.
‘미국 주주 우선‘ vs ‘한국 금융 공공성‘ 충돌 뇌관
더욱 본질적인 위험은 ‘금융 주권‘의 충돌이다. 토스 계열사들은 한국 금융당국의 통제를 받는 제도권 금융사로서 높은 공공성을 요구받는다. 하지만 미국 상장 시 모회사는 ‘주주 이익 극대화‘라는 미국 회사법 원칙을 최우선으로 따라야 한다.
향후 위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상생 금융이나 배당 자제를 요구할 경우, 미국 주주들이 이를 ‘이익 침해‘로 간주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즉, 한국의 금융 정책과 미국의 주주 자본주의가 정면충돌하는 구조적 리스크를 안고 가는 셈이다.
껍데기만 남는 밸류업... 공동화되는 국내 증시
토스의 이탈은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찬물을 끼얹는다. 쿠팡에 이어 토스, 야놀자 등 대어들이 잇따라 미국으로 향하면서 한국 증시의 ‘공동화‘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악순환이 현실화되고 있다.
”글로벌 진출”이라는 화려한 명분 뒤에 숨겨진 국부 유출과 국내 시장 소외 현상. 우리 안방에서 키운 호랑이가 우리를 등지고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느 때보다 차가운 현실이다.
이에 토스 측은 상장 관련 전반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전했다.
[출처/제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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