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기아 전기차, ICCU 고장 시 보조 배터리로 5분도 못 가”
보증기간 연장보다 ‘ICCU 결함 개선 요구’ 목소리
현대자동차 전기차의 핵심 전력 장치인 ICCU를 둘러싼 안전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ICCU란, 전기차 내 모든 전기 장치들이 문제 없이 움직이도록 관리하고 전기를 분배하는 제어 장치다. 고전압 배터리로서 역할도 한다.
시동 직후 전원 나가
문제가 된 A씨 차량(2025년식 기아 EV6)은 12월 초 냉간시동(장시간 주차 후 처음으로 시동 거는 것) 직후 ‘ICCU’가 파손돼 전원 관련 경고등이 점등됐고, 비상 시 전력 공급장치 역할을 하는 ‘12V 배터리’로 잠시나마 버텼지만 그마저도 3분이 최대였다.
3분 후,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등 차량 내부 전자장치가 모두 꺼졌고, 시동까지 멈췄다. 외부 보조 배터리를 연결해 다시 시동을 걸어봤지만 5초 만에 방전돼 차량은 이동이 불가한 상태가 됐다.
서비스 센터 점검 결과 원인은 ICCU 불량이었다. 에러 발생 시, 계기판에 ‘전원 공급 장치 오작동’ 이라고만 표시돼, A씨는 센터를 오기 전까지 어떤 결함인지 알 수 없었다.
A씨는 당시 ‘뻥’ 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정차 중이어서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다만 “동일한 상황이 운전 중 발생했다면 차량은 차로 한복판에 그대로 멈춰 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A씨는 주장한다.
ICCU에 큰 결함이 생기면, 차량은 고전압 배터리 도움 없이 소형 12V 배터리에만 의존하게 된다. 그마저도 겨울철 히터로 쓰일 소모 전력을 생각하면, A씨 사례처럼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해도 5분도 못 버틸 가능성이 크다.
“언제 어디서 멈출지 모른다” 불안한 전기차주
차주들의 불안은 특정 차량에 국한되지 않는다. 현대·기아 EV모델 차주 20만명이 활동 중인 네이버 카페 ‘EV오너스클럽’에서는 최근 1년간 ‘ICCU 문제’ 같은 ICCU 불량 관련 게시글 등록 수가 300건을 넘었다.
EV6 외에도 아이오닉 시리즈 등 현대·기아 전기차 전반에서 유사 증상이 반복 공유되고 있었다. 그 동안 현대차의 설명은 현장 경험과 온도 차를 보였다.
현대차는 올해 3월, KBS의 ‘ICCU 결함 관련 질의’에 대해 “ICCU 이상이 발생하더라도 20분~40분 주행이 가능하고, 경고 표시와 단계적 출력 제한을 통해 운전자가 상황을 인지할 수 있어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미 정부도 위험성 인정… 국내외 수십만 대 리콜
다만 ICCU 문제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국토교통부는 작년, ICCU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해 12V 배터리 충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주행 중 차량이 멈출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현대·기아 전기차 약 16만 9,932대를 대상으로 리콜을 명령했다.
이는 현재까지 현대·기아차 국내 전기차 누적 판매량 50만 2,036대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ICCU 결함을 이유로 약 18만대 이상의 현대·기아 전기차가 리콜 대상에 포함된 사실이 있다.
안전 문제에 ‘기술적 해결’은 없어
제조사 대응이 근본적 해결보다 사후 관리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현대차는 최근 ICCU 리콜 차량의 보증기간을 기존 10년·16만km에서 15년·40만km까지 확대했다.
다만 일부 생산기간·모델에만 확대 적용돼, EV6의 경우 2024년 3월 이전 생산분만 해당한다. 이 때문에 A씨 차량은 보증기간 연장에서 제외됐다. 최소한의 보증조차 제한적으로 적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A씨는 보증기간이 끝난 뒤 ICCU 불량이 발생하면 수리비로만 220만원 가량을 부담해야 한다. 사고가 아닌 제조사 품질 문제로 분류돼 보험 처리도 어렵다. 수리 기간 동안 차량을 사용하지 못해 렌터카라도 빌리게 되면 그 비용도 뒤따른다.
A씨의 ICCU 관련 민원을 접수한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월 16일, A씨 차량을 포함해 EV6 ICCU 불량 관련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출처 제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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