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하정 여주시의원, 행감서 합계 불일치·중복기재·자료 제출 지연 문제 제기
공직사회 반말·호칭 문제까지 지적…단순 실무자 실수 넘어 조직 관리체계 점검 필요
이충우 시장 “책임행정” 강조했지만 행감서 드러난 행정 기본기 문제는 숙제로
여주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자료의 수치 오류와 추가자료 제출 지연, 공직사회 내부의 부적절한 말과 호칭 문제까지 제기되면서 이충우 여주시장의 조직 관리와 시정 운영 책임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개별 부서나 담당 공무원의 단순 실수로만 치부하기에는 지적된 문제가 행정자료 작성과 검증, 의회 대응, 조직문화 등 시정 운영 전반에 걸쳐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이충우 시장이 최근까지 ‘책임행정’과 ‘조직문화 개선’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제기된 문제들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가 주목된다.
이 시장은 지난 23일 여주시민의 날 기념사에서도 “시민의 목소리를 시정에 충실히 담고 생활 속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책임행정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주시의회 이하정 의원이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공개적으로 제기한 문제를 보면 이 시장이 강조해온 ‘책임행정’이 행정 내부의 기본적인 업무 과정에서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합계가 맞지 않는 행감자료…단순 실수로 끝낼 일인가
이 의원이 자유발언에서 가장 먼저 문제 삼은 것은 여주시가 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의 정확성이다.
이 의원에 따르면 이번 행감 자료 가운데 개별 금액을 더한 결과와 기재된 합계가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있었고, 서로 다른 항목의 금액을 함께 합산해 실제 금액과 큰 차이가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동일한 내용이 이중으로 기재된 경우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물론 방대한 행정자료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담당자의 단순 착오나 오탈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행정사무감사 자료는 단순한 내부 참고문서가 아니다.
시민의 세금이 어디에 얼마나 투입됐는지, 사업이 당초 계획대로 추진됐는지를 시민의 대표기관인 의회가 검증하는 공식 자료다.
따라서 숫자 하나가 틀려 전체 금액이 달라지는 일이 반복된다면 담당자의 실수 여부를 넘어 여주시의 자료 작성과 검증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 의원도 “숫자 하나의 오류가 전체 금액을 달라지게 한다면 이를 가벼운 작성상의 실수로만 넘길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 행감자료를 두고 “여주시 행정이 무엇을 했고 시민의 세금이 어떻게 사용됐으며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남기는 행정의 공식적인 기록”이라며 자료의 정확성이 행정 신뢰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자료 요구했는데 제때 확인 못해…의회 감사권까지 영향
더욱 주목되는 것은 자료 제출 문제다.
이 의원은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실제 사업 집행 여부와 금액 등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자료를 요구했지만 필요한 자료를 제때 확인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일부 자료는 ‘계약상 비밀 유지’를 이유로 제출하기 어렵다는 답변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행정사무감사는 무한정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정해진 기간 안에 자료를 검토하고 문제점을 찾아 담당 부서를 상대로 질문한 뒤 답변의 적정성까지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자료가 늦게 제출될수록 의원들의 검토 시간이 줄고, 경우에 따라서는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추가 질의를 할 기회 자체를 놓칠 수 있다.
이 의원은 “필요한 자료가 뒤늦게 제출되면 그 자료를 바탕으로 질문하고 답변을 확인할 기회마저 놓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자료 제출 문제는 단순한 행정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의회의 집행부 감시·견제 기능과도 연결된다.
시장에게 모든 행정자료의 개별 숫자까지 직접 확인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각 부서가 정확한 자료를 작성하고, 검증을 거쳐 의회에 제때 제출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것은 집행부 전체의 행정관리 영역이다.
그 집행부의 최종 책임자는 시장이다.
때문에 이번 행감에서 제기된 문제가 사실이라면 담당자 몇 명에게 책임을 돌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이충우 시장이 자료 생산부터 부서장 검증, 의회 제출까지 행정 내부의 관리체계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반말·호칭 차별’ 문제까지…조직문화 관리도 시장의 숙제
이번 자유발언에서 더욱 뼈아픈 부분은 여주시 공직사회의 조직문화에 대한 지적이다.
이 의원은 여주가 학교와 고향, 선후배, 오랜 친분 등으로 연결된 비교적 좁은 지역사회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사적 관계가 공적인 조직에서 사람을 대하는 기준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신이 공적인 자리에서 직위나 친분에 따라 말과 호칭이 달라지고 존중이 충분히 지켜지지 않는 경우를 직접 듣거나 경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직위가 높다는 이유로, 나이가 많거나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공적인 자리에서 반말을 하거나 상대에 따라 말과 호칭을 달리하는 문화는 이제 우리 모두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은 이 시장이 최근 강조한 조직문화 개선 방침과도 맞닿아 있다.
여주시는 지난 21일 이충우 시장 주재로 고위공직자들이 참석한 ‘반부패·청렴시책 이행점검회의’를 개최했다.
당시 이 시장은 고위공직자부터 솔선수범해 갑질이나 강압적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직문화를 바로 세우고 자신이 직접 살피겠다는 취지로 강조했다.
여주시는 2022년부터 전 부서가 참여하는 ‘청렴·소통의 날’을 운영하면서 내부 조직문화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렇다면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된 조직문화 문제는 더욱 가볍게 볼 수 없다.
시장이 직접 조직문화 개선을 강조하는 상황에서도 일선에서 직위나 친분에 따라 말과 호칭이 달라진다는 문제 제기가 나온다면 관련 시책이 실제 조직 내부에서 얼마나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책임행정’ 강조한 이충우 시장…이제 결과로 보여줘야
이 시장은 민선 9기 출범 이후에도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와 ‘책임행정’을 강조해왔다.
지난 7월 민선 9기 첫 정책브리핑에서는 주요 사업을 차질 없이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시민과의 약속과 신뢰를 강조했다.
하지만 책임행정은 대형 개발사업이나 공약 이행률만으로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예산 자료의 숫자를 정확히 기록하는 것, 의회가 요구하는 자료를 정해진 기간 안에 충실하게 제출하는 것, 공직자들이 직급이나 친분과 관계없이 서로를 존중하는 것 역시 행정의 기본이다.
이하정 의원 역시 이번에 제기한 세 가지 문제를 별개의 사안으로 보지 않았다.
하나의 숫자를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 요구받은 자료를 책임 있게 제출하는 것, 함께 일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것 모두 ‘공적인 책임을 다하는 태도’와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민에게 친절한 행정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함께 일하는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시민에게 신뢰받는 행정을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된 문제는 이충우 시장에게도 분명한 숙제를 남겼다.
각 부서의 숫자 오류 하나하나를 시장 개인의 잘못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하정 의원 역시 자유발언에서 이 시장을 직접 지목해 책임을 주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러 부서가 생산하는 행정자료의 정확성을 확보할 검증 시스템을 만들고, 의회의 정당한 자료 요구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관리하며, 상호 존중의 공직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은 시장을 정점으로 하는 집행부의 조직관리 문제다.
특히 이 시장 스스로 ‘책임행정’과 ‘고위공직자 솔선수범’, ‘조직문화 개선’을 강조해온 만큼 이번에 제기된 문제를 단순히 일선 부서의 실수나 일부 공직자의 언행 문제로 돌려서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행정사무감사장에서 “개선하겠다”는 답변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자료 검증과 제출 시스템을 실제로 바꾸고 조직문화를 개선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이 의원은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확인하고 지적한 사항들은 감사장에서의 답변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실제 행정 개선과 그 결과까지 확인돼야 행정사무감사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충우 시장이 강조해온 ‘책임행정’ 역시 이제 구호보다 행정의 기본에서 확인돼야 한다.
시민의 세금이 담긴 숫자는 정확해야 하고, 의회에 제출해야 할 자료는 제때 제출돼야 하며, 공직사회 구성원은 직급과 친분을 떠나 존중받아야 한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계기로 드러난 문제를 바로잡을 최종적인 조직관리 책임은 결국 여주시정을 이끄는 시장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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