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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 공백에 마약류 관리까지…이천시 보건행정 어디까지 무너졌나

  • 배석환 기자
  • 입력 2026.09.12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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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업 병원·약국 프로포폴 등 12종 실물재고 확인 없이 처리…감사 당시까지 행방 파악 못해

동물병원 마약류 '마이너스 재고' 누적…최장 769일 보고 누락에도 지도·점검 없어

경기도, 행정처분·과태료·고발·수사의뢰 등 후속조치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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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천시청 제공

 

이천시 보건행정의 허술한 관리 실태가 경기도 종합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그동안 이천 남부권 주민들이 응급의료 인프라 부족으로 인근 시·군 의료기관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온 가운데, 이번에는 프로포폴을 비롯한 마약류의 실물재고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의료기관 등의 폐업을 처리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일부 마약류는 감사 당시까지 행방을 파악하지 못했고, 동물병원에서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상 '마이너스 재고'가 누적됐으며 최장 769일 동안 취급내역을 보고하지 않았는데도 지도·점검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포폴 등 12종 실물 확인 없이 폐업 처리

경기도의 '2026년 이천시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이천시 담당 부서는 일부 병원·약국의 폐업 과정에서 마약류취급자가 보유한 프로포폴 등 12종의 마약류 실물 재고 수량을 확인하지 않고 폐업 처리했다.


이로 인해 해당 마약류의 유실·불법유통 여부 등 그 행방을 감사 당시까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마약류가 불법유통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엄격하게 관리돼야 할 마약류의 실물재고를 확인하지 않아 행방을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을 초래했다는 것 자체가 보건당국의 관리·감독에 상당한 공백이 있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동물병원 마약류 '마이너스 재고'…769일 동안 몰랐다

동물병원에 대한 관리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감사 결과 이천시는 동물병원 4곳에서 취급하는 마약류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상 마이너스 재고로 남아 있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동물용 마취제 등의 마이너스 재고가 누적됐고, 일부 마약류는 취급일부터 무려 769일이 지나도록 시스템에 보고되지 않았지만 해당 동물병원에 대한 지도·점검도 이뤄지지 않았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보고 누락이 이어졌는데도 행정기관의 관리망에서 걸러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담당자 개인의 업무처리뿐 아니라 이천시의 마약류 관리 시스템 전반을 점검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경기도 "행정처분하고 필요하면 고발·수사의뢰"

경기도는 이천시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 처분했다.


또 사고 마약류 등의 발생보고 의무를 지키지 않은 대상자에게 행정처분과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시정 요구했다.


특히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의 재고량과 실제 재고량이 일치하지 않는 마약류취급자에 대해서는 행정처분과 함께 고발 또는 수사의뢰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통보했다. 관련 업무 담당자에 대해서도 훈계 등 신분상 조치를 요구했다.


응급의료 공백에 마약류 관리 허점까지

이번 감사 결과는 이천시 보건행정에 적지 않은 숙제를 던지고 있다.

이천 남부권 주민들은 오랜 기간 응급의료시설 부족으로 지역 밖 의료기관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호소해 왔다. 


응급의료 문제와 이번 마약류 관리 부실은 서로 다른 사안이지만, 모두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지방정부의 보건행정 역량과 연결된다는 점에서는 가볍게 볼 수 없다.


특히 이번 감사에서는 단순한 서류 누락을 넘어 폐업 의료기관의 마약류 실물재고를 확인하지 않았고, 시스템상 이상 재고와 최장 769일에 달하는 미보고 사례까지 제때 파악하지 못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천시는 이제 왜 실물재고 확인 없이 폐업 처리가 가능했는지, 왜 769일 동안 보고되지 않은 마약류를 발견하지 못했는지, 감사 당시 행방이 확인되지 않은 마약류는 현재 모두 확인됐는지 시민들에게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감사에 적발된 기관과 관계자를 처분하는 것으로 끝날 문제도 아니다. 폐업 의료기관의 마약류 실물재고 확인, 전산·실물재고 정기 대조, 장기 미보고 점검, 동물병원 관리·감독 강화 등 실질적인 재발방지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보건행정에서 관리의 빈틈은 작은 행정착오로 치부하기 어렵다.


응급의료 공백에 이어 마약류 관리의 허점까지 감사에서 확인된 만큼, 이천시 보건행정은 이번 감사 결과를 계기로 관리·감독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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