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만식 의원, “시민 설득 부족 및 정관 미비” 강력 반대 속 표결 처리
의회 견제 기능 강화한 수정안 통과… 100억 규모 예산 및 소통 부재 우려 여전
안성시의회가 지난 15일 열린 제242회 임시회 조례등심사특별위원회에서 뜨거운 논쟁 끝에 ‘안성문화관광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일부 수정하여 가결했다. 이 과정에서 집행부의 설득 부족과 졸속 추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날 상정된 조례안은 문화예술과 관광 분야의 전문성 및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안성문화관광재단을 설립하고 이에 필요한 예산 및 조직 구성, 지도감독 등의 사항을 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재단 설립에 따른 예산 수반 사항은 2027년 기준 연간 약 90억 2,300만 원(인건비 16억 6,200만 원, 경상비 3억 1,900만 원, 사업비 70억 4,200만 원) 규모다.
질의에 나선 조민훈 의원은 “현재 안성시 문화예술사업소가 충분히 수행할 수 있거나 이미 하고 있는 사업들로 보인다”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 새로운 재단을 만들어야 할 만큼 사업소가 하지 못하는 독자적인 영역이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안성시 문화관광과장은 “공무원 조직이 수행하는 사업은 현 정책 흐름에 맞춘 창의성과 확장성,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라며 “대다수 시·군이 재단을 통해 다양한 공모사업을 유치하고 있으며, 재단 설립은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문화예술 생태계 조성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재단 설립 기금 등 초기 투입 비용이 약 1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점을 두고 의원들의 우려가 집중됐다.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024년 기준 안성시 통합부채가 약 935억 원인데, 소프트웨어적인 재단 설립에만 부채의 10%에 달하는 100억 원 규모의 기금이 투입되는 것”이라며 “이는 시의 부채 관리와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시민들의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만식 의원은 재단 운영의 핵심 뼈대인 ‘정관’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례 통과를 요구하는 집행부의 행정을 강하게 질타했다.
박 의원은 “재단 대표이사는 향후 수백억 원의 예산을 총괄하는 책임자인데, 아직 정관조차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조례를 먼저 통과시켜 달라는 것은 시민의 입장에서 순서가 잘못된 것”이라며, 대표이사의 엄격한 자격 기준 마련과 낙하산 인사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조례에 담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문화정책팀장은 “정관은 조례 통과 이후 구성될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만 법적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실무 검토 단계에 있다”고 해명하며,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의회 추천 3명, 집행부 추천 4명) 및 대표이사 공개채용 후 안성시의회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원들의 잇따른 우려와 지적에 따라 의회는 정회를 선포하고 3시간이 넘는 격론을 벌인 끝에, 집행부 독점 권한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보완한 수정안을 마련했다.
수정안에는 ▲재단의 경영 및 필요 사항에 대해 시장뿐만 아니라 ‘의회’도 보고 및 감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조항을 명문화하고, ▲사업계획 및 예산 결산 시 시장의 승인을 거치도록 해 집행부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정회 이후 배부된 수정안에 대해 집행부 측이 “의견이 없다”며 수용 의사를 밝혔으나, 마지막 의결 과정에서도 진통은 이어졌다.
특별위원장은 의결에 앞서 “안성맞춤아트홀이 건립되었을 때 시민들은 진정한 문화도시를 기대했으나 지금은 동떨어진 성 같다는 지적이 많다”며 “이번 재단 설립 역시 소통 없이 외부 기획사의 배만 불릴 것이라는 우려가 큰 만큼, 향후 설립될 정관과 세부 운영 규칙을 더욱 촘촘히 하고 시민 체감형 소통 창구를 열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에 박만식 의원은 “집행부의 시민 및 의회 설득 노력이 여전히 매우 부족하다”며 조례안 처리에 끝까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표결을 요청했다.
결국 거수투표 결과, 출석위원 7명 중 찬성 6명, 반대 1명으로 ‘안성문화관광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은 수정 가결되었다. 이어 상정된 ‘안성문화관광재단 출연계획 동의안’은 원안대로 가결됐다.
진통 끝에 첫 단추를 꿴 안성문화관광재단이 향후 세부 규정 제정과 인사청문회 등 산적한 과제를 투명하게 해결하며 시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 지역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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