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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제주 지역 주유소 '기름값 담합' 적발…과징금 20억 5천만 원 부과

  • 배석환 기자
  • 입력 2026.07.1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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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주유소협회, 농협서 가격 미리 받아 '기준가' 정해 통보

제주·서귀포농협, 단순 정보 제공 넘어 담합 적극 가담… "싸게 파는 곳 통보까지"

공정위, 주유소 담합 참가·주도 행위 적발한 최초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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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및 서귀포시 익명 단체 대화방 대화 내역(발췌)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공정거래위원회는 사단법인 한국주유소협회 제주도지회와 제주시농업협동조합, 서귀포농업협동조합의 경질유(휘발유, 경유, 등유) 가격 담합 행위를 적발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총 20억 5,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사업자별 과징금 부과 내역은 다음과 같다.

제주주유소협회: 3,000만 원

제주농협: 9억 8,700만 원

서귀포농협: 10억 3,300만 원


카카오톡으로 은밀하게… '내일 기름값' 미리 정해 강요

제주주유소협회는 2022년 9월 19일부터 2024년 7월 10일까지 제주농협 및 서귀포농협으로부터 다음 날 경질유 판매가격을 미리 제공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협회는 기준가격을 결정한 뒤,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이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소속 주유소들에게 통지하고 이를 준수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가격 결정 및 통지 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임을 인지하고 은폐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 조사 등 민감한 시기에는 단체 대화방 대신 전화나 직접 방문을 통해 가격을 알렸다. 또한, 회원사들에게 가격 통지 문자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하거나 외부 유출 금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담합 주도한 농협… "기준가 안 지키는 주유소 솎아내"

제주농협과 서귀포농협은 단순히 가격 정보만 제공한 것을 넘어 협회와 합의하여 유류 가격 인상 및 유지를 적극적으로 주도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협회에 제공한 기준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기름을 파는 주유소를 찾아내 협회에 통보하기도 했다.


나아가 협회 측에 가격 미준수 업체가 기준가격을 지키도록 유도해 달라고 직접 요구하는 등 담합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농협의 시장 장악력과 제주도의 특수성이 빚은 담합

농협주유소는 대규모 통합 입찰을 통한 공동 구매 방식으로 일반 주유소보다 저렴하게 유류를 공급받고 있어 시장 내 가격 경쟁력이 우위에 있다. 


일반 주유소들은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농협주유소의 가격을 미리 파악할 필요가 있었고, 농협 역시 가격 경쟁을 피하고자 가격 정보를 협회에 제공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제주도는 렌터카를 이용하는 관광객 비중이 높아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공급자들의 담합 유인을 키운 배경으로 지목되었다.


"민생 침해 엄정 대응할 것"

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주유소 업종의 사업자단체 금지행위뿐만 아니라, 구성사업자인 농협이 담합에 주도적으로 참가한 행위를 적발해 제재한 첫 사례다.


공정위는 시장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기름값을 인위적으로 묶어 소비자가 누려야 할 이익을 침해한 중대한 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 생활과 밀접한 경질유 시장의 경쟁 질서를 저해하는 담합 행위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고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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