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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6·25 참전용사가 묻는다,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 김미화 기자
  • 입력 2026.07.0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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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론과 권력이 아닌 헌법이 재판의 기준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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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균 대한민국 6•25참전유공자회 이천시지회 부회장

 

스무 살의 나이에 참전해 나라를 지켜내고, 전후 폐허 위에서 대한민국의 헌법 체계가 굳건히 뿌리내리는 70여 년의 역사를 지켜본 노병으로서 내가 수호하고자 했던 조국의 가치는 명확했다. 그것은 권력자의 독단이나 군중의 압박에 흔들리지 않는 나라, 오직 명문화된 법률과 헌법적 가치 체계 안에서만 국민의 기본권이 다루어지는 온전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완성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넘게 지난 지금, 헌법의 근간인 정교분리와 사법 독립의 원칙이 정치권력에 의해 심각하게 침해받는 현실을 목격하며 깊은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

 

대한민국 헌법 제20조 제2항은 국교를 부인하고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규정함으로써, 국가가 종교적으로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이러한 정교분리 원칙은 입법·행정뿐 아니라 사법 작용에도 적용되어, 재판에서 특정 종교의 교리가 법적 판단의 직접적 근거가 되거나 신앙을 이유로 한 차별이 이루어지는 것을 금지하는 근거가 된다. 하지만 최근 신천지예수교회 이만희 총회장의 사법 절차를 대하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행보는 이러한 대원칙을 정면으로 역행한다. 정 장관은 기소 직후 개인 SNS를 통해 "중대한 범죄로서 엄정한 형사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는데, 이는 삼권분립의 헌법 정신을 망각한 채 사법부를 향해 미리 결론을 내린 가이드라인을 하달한 것이나 다름없다.

 

더욱 심각한 본질은 법무행정의 최고 책임자인 법무부 장관이 공적인 영역에 종교적 언사를 동원해 특정 피의자의 유죄를 단죄하려 했다는 점이다. 정 장관은 정교분리를 입에 담으면서도, 정작 마태복음의 “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피고인을 종교적 심판의 대상으로 삼았다. 헌법 제27조가 보장하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법원의 판결 전까지 모든 피의자는 선입견 없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럼에도 행정부의 핵심 인사가 특정 종교에 대한 사회적 반감에 편승해 종교적 수사로 유죄를 예단한 것은, 국가의 종교중립성 의무를 스스로 저버린 위헌적 처사다.

 

정교분리를 수호하겠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사법 절차가, 도리어 정치권력에 의한 종교적 훈계와 여론재판이라는 '기만적인 법치주의 변종'으로 변질되고 있는 셈이다. 특정 집단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기도 전에 행정부가 종교적 잣대를 들이대며 판결을 유도하는 행위는 사법 독립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다. 행정부 장관의 일방적인 선동과 종교적 수사는 결코 법원의 정의로운 판결문이 될 수 없으며, 되어서도 안 된다.

 

우리가 목숨 바쳐 일궈낸 대한민국이 당장의 광장 여론이나 정치적 이익을 만족시키기 위해 헌법적 대원칙을 훼손하는 사회로 후퇴해서는 안 된다. 사법의 독립성이 권력의 고압적인 압박에 굴복하고 법치가 정치적 도구로 전락할 때, 그 칼날은 결국 우리 사회 전체의 자유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법치주의는 권력자의 종교적 편향이 아닌, 오직 헌법이라는 엄정한 기준 위에서만 작동해야 한다. 사법부가 행정부의 압박과 외부의 소음에서 벗어나, 정교분리와 사법 독립의 가치를 증명하는 명확하고 정의로운 판단을 내려주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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