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화질 8K TV를 지원하는 반도체, 삼성전자 S.LSI 사업부 개발자 이야기
- 양해용 기자
- 입력 2021.04.2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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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용기자]=고화질 TV의 진화가 거듭되며 화면 속 세상과 사용자의 거리감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프리미엄 TV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8K TV는 사물을 마치 눈앞에서 보는 듯한 생동감으로 사용자들의 몰입감을 끌어올렸다.
이렇게 선명한 고해상도 TV가 가능해진 것은 그 안에 숨어있는 DTV SoC(Digital TV System on Chip), T-CON(Timing Controller), DDI(Display Driver IC) 등의 반도체가 더욱 향상된 기능을 지원했기 때문. 8나노(nm, 나노미터) DTV SoC의 장을 연 ‘S6HD820’, 업계 최초 8K 120Hz T-CON인 ‘S6TST21’, 최고 8Gbps 속도의 DDI ‘S6CT9BC’ 개발자를 삼성전자 뉴스룸에서 만나 숨겨진 혁신 이야기를 들어봤다.
DTV SoC에서 DDI까지, 영상 신호가 디스플레이로 전달되는 여정
방송 시청의 기능만을 담당했던 과거와 달리 TV의 역할은 시간이 지나며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인터넷, 어플리케이션과 결합해 게임, 운동 등을 즐길 수 있는 홈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것. TV가 점차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요구받으면서 사용자들이 기대하는 프리미엄 성능의 기준 또한 높아지고 있다.
TV가 콘텐츠를 밖으로 내보이는 ‘출력 장치’인 만큼 사용자의 만족도를 좌우하는 것은 화질이다. 영상 데이터가 디스플레이에 도달하기까지 디지털 신호는 크게 세 가지 과정을 거친다. 우선 DTV SoC가 방송이나 인터넷으로부터 디지털 압축 데이터를 수신한 후 압축을 풀어 방송 영상데이터로 만들고 화질 및 음성을 처리해 화면, 스피커로 전달한다. T-CON은 처리된 영상 데이터를 전달받아 다시 DDI로 보내는데, 다수의 DDI가 시차 없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DDI별로 데이터를 분배하고 시간에 맞추어 출력한다. 마지막으로 DDI가 수신한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변경하면 사용자가 보는 디스플레이 화면에 표시된다.
‘원 칩’으로 간단해진 DTV SoC, 더 향상된 NPU 기능
케이블이나 셋톱박스에서 동영상 데이터를 수신하는 DTV SoC는 ‘TV의 두뇌’라고도 불린다. DTV SoC 개발을 담당한 성한수 씨는 “DTV SoC는 동영상 데이터에서 음성과 영상 신호를 각각 추출한 뒤, 각 장면에 맞는 영상과 음향 데이터로 조정할 수 있도록 기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TV 화질이 4K에서 8K로 진화하면서 DTV SoC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개발자들은 8K 해상도 화면을 지원하는 동시에 전력을 낮추기 위한 솔루션 찾기에 매진했다. DTV SoC에 향상된 성능의 NPU(Neural Processing Unit)를 탑재하여 인공지능(AI) 설계 기술이 전반적인 화질 개선과 음향 처리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향상된 기능을 제공했다. 이 기술을 통해 훨씬 섬세한 화면을 출력해낼 수 있도록 한 것. 여기에 기존에 분리되어 있던 DTV SoC와 업스케일링 IC를 하나의 칩으로 통합해 저전력의 효율성까지 잡았다.
※ 업스케일링 IC: 낮은 해상도의 영상을 높은 해상도로 변환하는 반도체(2K 또는 4K 영상을 8K 영상으로 변환)
8나노 DTV SoC ‘S6HD820’이 탄생하는 과정에서의 가장 큰 난관은 두 개의 IC를 하나의 칩으로 구성하는 과정에서 증가하는 설계의 복잡도와 이에 따른 발열이었다. 성한수 씨는 “NPU 성능이 좋아질수록 인공지능 학습을 강화할 수 있어 TV 성능이 좋아진다. 하지만 그만큼 반도체 설계가 복잡해지고 발열도 심해진다”며 “지나친 발열을 막기 위해 성능과 복잡도 사이의 절충 지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최적화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60Hz 칩 2개를 120Hz 칩 1개로, T-CON의 진화
T-CON은 DTV SoC로부터 전달된 영상 데이터를 DDI에서 요구하는 시간과 데이터 순서로 변환해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T-CON 개발에 참여한 임정현 씨는 “패널 사이즈와 해상도가 클수록 T-CON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며 “높은 해상도의 영상 데이터를 DDI에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T-CON의 데이터 전달 속도 역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4K에서 8K로 진화하며 화면의 해상도는 기존보다 4배 커졌다. 전송해야 할 데이터의 양 역시 4배로 늘면서 T-CON의 속도도 그만큼 향상시켜야 한다. 개발팀은 급격하게 빨라지는 속도와 함께 발생하는 발열 현상을 선단 공정 적용과 칩 간소화로 해결했으며, 기존 8K 60Hz의 칩 2개를 8K 120Hz의 칩 ‘S6TST21’ 한 개로 통합했다.
기존에 개발된 시스템은 DTV SoC와 8K 전용 업스케일링 IC, T-CON 2개까지 8K TV 구동에 필요한 반도체가 4개였지만, 현재 개발된 시스템은 DTV SoC와 8K 전용 업스케일링을 하나로, T-CON 2개를 하나로 합치는 등 총 반도체 수를 2개로 줄었다. 이로 인해 TV 보드 설계가 용이해졌다.
DDI 집적화로 속도는 UP, 칩 개수는 DOWN
디스플레이에 나타나기 전 마지막 단계를 거치는 곳은 DDI. T-CON으로부터 받은 디지털 데이터를 디스플레이에 입력되는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하는 지점이다.
DDI 개발에 참여한 송용주 씨는 “DDI는 T-CON으로 받은 영상 데이터를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높은 아날로그 전압을 빠르고 정확하게 패널로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압을 빠르게 올리기 위해서는 높은 출력 전압을 가지면서도 발열의 문제가 없는 신규 구동 회로가 필요했다. 송용주 씨는 “구동 버퍼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가장 어려운 숙제였다”며 구동 회로의 입출력 지연시간 감소를 위해 회로 구조와 레이아웃을 다양하게 변경한 끝에 고속 동작이 가능한 신규 구동 회로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속 동작이 가능해진 DDI 개발로 8K TV에 적용되는 DDI 개수가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수십 개의 반도체 수량이 줄어들며 TV 패널 제작에 용이성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자체 인터페이스, 유기적인 반도체 개발… 기술 선도할 수 있는 비결
4K에 이어 8K TV까지, 삼성전자가 기술 리더십을 선도할 수 있는 비결은 오랜 기간 축적한 노하우와 고객과의 신뢰다. 또한 시장과 기술 트렌드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반영해왔는데, 여기에는 자체 인터페이스가 커다란 역할을 했다. 김상덕 씨는 “인터페이스는 속도뿐만 아니라 반도체 구동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자체 인터페이스를 사용한 덕분에 업계 최고 속도 인터페이스 기반의 8K TV용 DDI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DTV SoC, T-CON, DDI를 모두 개발할 수 있다는 것도 삼성전자만의 장점이다. 세 반도체는 기능이 연계되어 있어 개발 과정에서 기술적 소통이 필요하기 때문.
삼성전자 S.LSI사업부 개발자들은 8K TV와 반도체의 향후 변화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송용주 프로는 “처음 반도체 개발업무를 시작했을 때 FHD 해상도 TV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만들었고, 제품이 성공적으로 양산되어 가슴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어느덧 TV 해상도가 4K를 넘어 8K가 되었고, TV 화면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고해상도/대화면 TV가 되면서 반도체에 요구되는 기능들이 점점 많아졌고, 개발 난이도는 가파르게 올라왔다. 앞으로의 TV 반도체 개발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겠지만, 그 산을 넘는 것이 우리 개발자의 목표”라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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