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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시 마을공동체 ‘오른손왼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짓는 작은 바느질이 지역사회에 온기 전해

  • 박성조 기자
  • 입력 2026.06.1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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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땀 한 땀, 마음을 잇다
02-한 땀 한 땀, 마음을 잇다.jpg
사진/여주시청 제공

 

여주시의 작은 공방에 모인 손길이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이들은‘오른손 왼손’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한자리에 모여 바늘과 천을 마주한다. 

 

누군가는 미싱 앞에 앉아 천을 잇고, 누군가는 옆에서 실을 골라주고 천을 정리한다.

 

처음에는 서툴렀던 손길도 함께한 시간만큼 단단해졌고, 그렇게 완성된 작은 물건들은 곱게 포장되어 동네 어린이집과 노인보호센터로 향한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옛말에서 따온 이름처럼, 이들은 자신들의 활동을 크게 알리려 하지 않는다. 그저 누군가에게 필요할 물건을 떠올리며 한 땀씩 정성을 더할 뿐이다. 

 

공동체 안에서는 잘하는 것과 도움이 필요한 것이 서로 다르기에, 자연스럽게 서로의 손이 되어준다. 

 

그 과정에서‘나도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작은 자신감이 쌓이고, 그 자신감은 또 다른 누군가를 향한 선물로 이어진다.

 

‘오른손왼손’의 나눔은 계절을 따라 이어진다. 봄에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직접 만든 안전 네임택에 와펜을 더해 의미를 살리고, 여름이 다가오면 무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인견 이불을 만들어 지역 취약계층에 전한다. 

 

가을과 겨울에는 보아털 원단으로 포근한 목도리를 미리 준비해 추위가 찾아오기 전에 나눔을 마친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구성원을 위한 부드러운 메모리폼 쿠션, 식사 중 옷이 더러워지는 것을 막아주는 식사용 턱받이까지, 공동체는 누군가의 일상 속 작은 불편함을 살펴 손끝으로 답을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장애인평생학습축제에서 운영한‘안전 네임택 만들기’ 체험 부스는 참여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소지품 분실이나 실종 위험이 높은 장애인의 일상 안전을 위해 기획된 이 네임택은,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을 통해 안전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전하면서도 따뜻한 손길이 느껴지는 활동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오른손왼손’은 2026년에도‘장애인 일상 안전과 자립을 위한 한 땀의 온기, 안전한 동행’을 주제로 안전 네임택 제작과 보급을 공동체의 주요 활동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오른손왼손’의 활동은 도움을 받는 이와 도움을 주는 이의 경계를 허무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장애인 구성원들은 더 이상 일방적인 수혜자가 아니라, 자신의 손으로 만든 물건을 통해 이웃에게 따뜻함을 전하는‘나눔의 주체’가 된다.

 

비장애인 구성원들은 이들의 보조자이자 동료로서 함께 공방을 채워간다.


외부의 시선이나 행정적 지원을 앞세우지 않고, 오직 구성원들의 순수한 마음과 자발적인 참여로 채워온 이 잔잔한 나눔은,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상호 의존과 상호 기여’의 모습을 가장 따뜻한 형태로 보여준다.


여주시 일자리경제과 사회적공동체팀은‘오른손왼손’의 이러한 활동이 지역 내 다른 공동체에도 나눔의 온기를 퍼뜨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어려움이 있는 주민들이 소외되지 않고 지역사회의 든든한 주체로 함께 할 수 있도록, 모두가 서로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함께 나아가는‘오른손왼손’의 발걸음을 응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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