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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늪에 빠진 이천시, 불법 현수막과 정치 선동으로 도시가 무너진다

  • 배석환 기자
  • 입력 2026.01.1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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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i생성이미지

 

이천시가 아파트 미분양 사태라는 구조적 위기에 빠진 가운데, 도시 전역은 불법 현수막으로 뒤덮이며 또 다른 혼란에 빠지고 있다.

 

미분양을 알리는 자극적인 문구, 책임을 전가하는 선동성 메시지, 그리고 이를 틈타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정치인들의 현수막까지 난립하며 이천시는 더 이상 ‘도시’라 부르기 민망한 수준에 이르렀다.

 

문제의 출발점은 명확하다. 수요 분석조차 부실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추진된 아파트 공급, 이를 사실상 방관하거나 조장한 이천시 행정, 그리고 분양 실패의 책임을 시민에게 떠넘기듯 난립한 분양 홍보물들이다.

 

특히 미분양을 호소한다는 명목 아래 설치된 현수막 상당수는 관련 법규를 명백히 위반한 불법 시설물임에도, 시는 단속에 손을 놓고 있다.

 

거리 곳곳에 내걸린 “미분양 아파트 파격 할인”, “마지막 기회”, “선착순 계약” 등의 문구는 도시 경관을 훼손하는 수준을 넘어 시민들의 피로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이는 단순한 미관 훼손 문제가 아니라, 도시 관리 능력의 부재를 드러내는 상징적 장면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틈을 정치권이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은 너도나도 현수막 경쟁에 뛰어들며, 도시를 사실상 ‘정치 광고판’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불법 논란이 뻔히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책임 있는 자제나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제안 대신 자극적인 구호만을 내세우는 모습은 시민을 유권자가 아닌 ‘시선’ 정도로 취급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 결과 현재의 이천시는 계획도, 질서도 없는 현수막이 도로와 가로등, 교차로를 점령한 채, 마치 천 조각으로 도시를 둘둘 감아놓은 듯한 기괴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행정은 침묵하고, 분양업체는 책임을 회피하며, 정치인은 혼란을 발판 삼아 표 계산에만 몰두하는 삼중고 속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이 되고 있다.

 

이천시는 이제라도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불법 현수막에 대한 즉각적인 철거와 강력한 행정 조치, 무분별한 주택 공급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 그리고 분양업체에 대한 책임 있는 관리·감독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천시의 도시 경쟁력과 신뢰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추락할 것이다.

 

정치인들 또한 자문해야 한다. 현수막 하나 더 거는 것이 과연 시민을 위한 정치인가, 아니면 혼란 위에 세워진 무책임한 선동인가. 지금 이천시에 필요한 것은 구호가 아니라 해법이며, 홍보가 아니라 책임이다.

  

이천시는 더 이상 방관할 시간이 없다. 도시를 가린 현수막을 걷어내는 것에서부터, 무너진 행정의 신뢰를 다시 세우는 일은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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