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1999년 시 승격 이전부터 논의만 무성했던 ‘신청사 건립’ 사업이 마침내 2026년 3월 착공이라는 실질적인 결과물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사업의 중심에는 취임 첫날 ‘신청사 건립 계획’을 1호로 결재하며 정면 돌파를 선택한 이충우 여주시장이 있다.
하지만 최근 이항진 전 시장이 “현 부지 추진은 명백한 진단 오류”라며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서면서, 이 시장이 걸어온 지난 3년의 행적과 사업의 타당성을 둘러싼 공방이 다시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더 이상의 지체는 죄악"… 20년 난제에 던진 승부수
이충우 시장이 취임 당시 마주한 여주시청사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노후 청사였다. 1979년 지어진 현 청사는 공간 협소로 인해 인근 건물을 임차해 쓰는 ‘더부살이 행정’이 일상화되었고, 주차난은 시민들의 고질적인 불만 사항이었다.
역대 시장들이 수차례 이전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정치적 이해관계와 지역 이기주의에 가로막혀 좌초됐다.
이 시장은 이를 “행정의 무능”으로 규정했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여주시 신청사 건립 추진단’을 상설 기구로 설치하고, 속도전에 나섰다.
과거처럼 시장이 독단적으로 부지를 결정하고 밀어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공론화’라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 반대 여론을 잠재우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6개월간의 숨 가쁜 행보… ‘가업동 시대’를 열다
이 시장의 행적 중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2022년 하반기에 집중되어 있다.
공론화위원회 출범(2022. 08.) 전문가와 시민 대표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부지 선정 기준을 수립했다.
시민 숙의 토론회 개최로 여론조사와 토론회를 병행하며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최종 부지 확정(2022. 12.) 여주역세권 인근인 가업동(현 가현동) 일대를 최종 후보지로 발표했다.
당시 이 시장은 “가업동 부지는 확장성과 접근성 면에서 여주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행정 타운의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항진 전 시장이 주장하는 ‘여주초 부지 확장안’이 가진 공간적 한계를 정면으로 반박한 결과였다.
이 시장은 교육지원청과의 협의 과정을 통해 여주초 부지 매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공론화 과정에서 투명하게 공개하며 논란을 일축했다.
‘재정 늪’ 우려에 대한 정면 반박: “이미 1,000억 원 모았다”
이항진 전 시장이 제기하는 가장 큰 비판 중 하나는 ‘예산 낭비’와 ‘재정 위기’다. 기반 시설이 없는 맨땅에 청사를 짓느라 2,000억 원 이상의 혈세가 추가로 들어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충우 시장의 행적은 철저한 ‘재원 확보 우선주의’로 요약된다. 이 시장은 임기 시작과 동시에 다른 소모성 예산을 절감하여 매년 수백억 원을 ‘청사 건립 기금’으로 적립했다.
기금 확보 현황은 현재 여주시는 이미 약 1,000억 원에 달하는 건립 기금을 예치해 둔 상태다.
논리적 대응으로 이 시장은 “물가 상승률을 고려할 때, 지금 짓지 않으면 나중에는 두 배 이상의 비용이 들 것”이라며, 오히려 사업 지연이 재정 손실을 초래한다고 반박한다. 또한 가업동 일대 개발을 통해 발생하는 인프라는 청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여주역세권 전체의 가치를 높이는 투자라는 입장이다.
시의회와의 충돌과 ‘불도저식 행정’ 논란
이 시장의 강력한 추진력은 때로 독선적이라는 비판을 낳기도 했다. 특히 2025년과 2026년 본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시의회(민주당 주도)와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시의회가 신청사 관련 예산을 삭감하자, 이 시장은 즉각 “정치적 발목잡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최근 이항진 전 시장의 브리핑룸 사용 거부 논란 역시 이 시장의 강경한 태도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 시장 측은 “이미 행정 절차와 시민 합의가 끝난 사안을 정치적으로 쟁점화하려는 시도에는 타협이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지지자들에게는 ‘결단력 있는 지도자’로, 반대 측에는 ‘불통 행정’으로 비춰지는 양면성을 띠고 있다.
남겨진 숙제 원도심의 눈물과 지역 균형 발전
이충우 시장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원도심 공동화’에 대한 우려다. 시청이 가업동으로 이전할 경우, 현재 하동과 창동 일대의 상권이 붕괴될 것이라는 상인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이 시장은 이를 위해 ‘투 트랙(Two-track)’ 전략을 실행 중이다. 신청사 이전은 계획대로 추진하되, 기존 시청사 부지에는 시민 복합 문화 공간이나 공공기관 분소를 유치하고, 하동 일대를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연계해 ‘젊음의 거리’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 시장은 “시청 이전은 원도심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여주 전체의 파이를 키워 상생하는 과정”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2026년 3월, 이충우의 ‘여주 르네상스’ 시험대 오른다
이충우 시장의 지난 3년은 20년 묵은 여주시의 종기를 도려내기 위한 과감한 수술의 시간이었다. 그는 비판의 목소리에도 흔들리지 않고 ‘가업동 시대’라는 목표를 향해 직진해 왔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2026년 3월 첫 삽을 뜨게 될 신청사가 이 시장의 호언장담대로 여주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지, 아니면 이 전 시장의 우려대로 재정적 부담과 지역 분열의 씨앗이 될지는 오롯이 이충우 시장의 향후 행보와 결과에 달려 있다.
시민들은 지금, 그가 설계한 ‘희망의 지도’가 현실이 되기를 기대하며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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