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노동부는 야간노동, 공짜노동, 부당노동행위,불법행위 재감독하고 근본대책 마련하라
[배석환 기자]=고용노동부가 쿠팡CLS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미흡한 수준을 넘어 사실상 쿠팡 측의 불법경영에 면죄부를 주는 근로감독이다.
산업안전분야에서 고용노동부가 찾은 위반사항은 지엽말단이다. 서브허브에서 운용하는 지게차의 열쇠가 방치됐다거나, 컨베이어벨트에 방호장치가 구비돼있지 않은 것은 법 위반은 맞지만 핵심을 벗어난 것들이다.
고용노동부는 쿠팡CLS의 가장 큰 문제점인 반복, 고정적인 야간노동을 제대로 감독하지도 않았다. 근로복지공단의 故정슬기님 업무상질병판정서는 고인의 발병 전 4주간 주당 평균 업무 시간이 74시간24분, 12주 주간 평균 업무 시간이 73시간21분이라고 되어있다. 과로사 기준인 4주 평균 64시간, 12주 평균 60시간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결과 어디에서도 배송기사들의 야간노동 시간과 강도를 조사했다는 내용이 없다. 개선책도 하나마나한 권고 수준이다. 이 권고로 생명을 위협하는 야간노동이 줄어들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기초노동질서를 감독한다고 했지만, 임금착취이자 장시간 노동의 원인이 되고 있는 상차 분류 작업에 대해서도 감독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미 택배 분류작업은 대표적인 공짜노동으로 지적되어 왔고 쿠팡이 참여를 거부한 기존 택배 사회적 협약에서는 폐지가 된 상황이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의 감독에는 공짜노동 실태에 대한 조사가 마찬가지로 부재하다. 분류작업이 업무 과중요인일 뿐 문제가 없다는 쿠팡 측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불법을 합법으로 바꾼 근로감독’이다.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배송기사의 쿠팡 캠프 입차를 거부하고 일감을 끊어버린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감독은 아예 없었다. 기업 내부의 불법 부당행위에 대한 감시자 역할을 하는 노동조합의 활동은 보장하지 않는 한, 쿠팡의 산적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번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은 사용자에 편향된 윤석열식 노사법치주의라는 것이 드러났다. 고용노동부가 날림으로 근로감독을 진행하는 동안인 지난해 12월 24일, 대법원은 쿠팡 측의 입차 제한이 부당하다고 결정했다.
우리는 요구한다. 고용노동부는 쿠팡을 재감독,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 감독 대상 사업장을 쿠팡CLS뿐만 아니라 故장덕준 과로사가 발생한 쿠팡CFS(쿠팡풀필먼트서비스)까지 확대하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뿐만 아니라 배송기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야간-장시간 노동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이에 기초한 야간노동 대책을 세우라.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상차 분류 공짜노동 등 법질서를 유린하는 행위를 엄단할 대책을 마련하라. 노동조합 활동을 고사시키려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고,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수사를 조속히 마무리하라.
우리는 쿠팡에게도 요구한다. 위탁기사를 포함해 수 만명이 일하는 대규모 사업장에서 안전보건담당자의 업무조차 명확하지 않은 것은 충격이다. 법이 정한 안전보건관리체제가 없는 후진적 환경에서 중대재해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쿠팡은 이번 근로감독에서 지적된 사안에 대한 개선조치를 즉각 시행하라. 산안안전보건법에 따른 교육, 안전진단, 건강진단, 안전보건관리체제, 산업안전보건규칙 상의 각종 방호규정, 그리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는 조치를 실시하고 이를 국회에 보고하라.
기업활동의 자유는 헌법과 노동법 밖에 존재하는 불가침의 권리가 아니다. 일하는 사람의 생명과 기본권을 희생시킨 물류혁신을 더 이상 혁신이라 부를 수 없다. 우리는 오는 21일 예정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쿠팡청문회에서 쿠팡의 불법 위법 경영의 문제점을 철저히 규명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쿠팡이 헌법과 법률 안에서 경영하고 노동자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할 것이다.
2025. 01. 14.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위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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