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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검찰청은 사라졌지만 권력은 어디로 갔나

  • 정순길 박사
  • 입력 2026.10.06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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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은 사라졌지만 권력은 어디로 갔나

 

2026년 10월 2일 검찰청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검사의 일반적인 직접수사권도 폐지됐다

 

수사는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이 맡고 검사는 공소청에서 기소와 재판을 담당하는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시작됐다

 

법제처도 이번 개편의 핵심을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없애고 수사의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이 정말 궁금한 것은 간판이 아니다

 

검찰청이라는 이름이 없어졌다고 검찰 권력까지 사라졌느냐는 것이다

 

새 제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답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검사는 경찰이 수사한 사건을 보고 부족한 부분을 더 조사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경찰이 사건을 끝냈더라도 법이 정한 경우 다시 살펴보고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장치도 남아 있다

 

새 수사준칙에는 검사와 경찰이 사건기록을 서로 확인하거나 수사 과정에서 협력하는 여러 절차가 규정돼 있다

 

이 제도 자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억울한 피해자를 구하고 부실수사를 바로잡으려면 견제 장치는 필요하다

 

문제는 그 힘이 어디까지인가 하는 것이다

 

직접수사는 없앴는데 다른 이름의 절차를 통해 검사에게 사실상 예전과 비슷한 영향력이 돌아간다면 개혁의 뜻이 약해질 수 있다

 

특별사법경찰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지도와 조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서 실제 현장에서 그 의견을 거부하기 쉬운지는 별개의 문제다

 

법의 이름보다 실제 힘의 크기를 봐야 한다

 

공소청에는 기존 검찰 조직의 사람과 업무도 상당 부분 이어졌다

 

공소청 직제는 기존 검찰청 직원의 신분 승계를 규정하고 있으며 감축되는 정원도 실제 사람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방식은 아니다

 

그래서 중수청도 다섯 가지를 계속 지켜봐야 한다

 

첫째 사람이다

 

중수청이 새로운 기관이라면 과거 검찰의 문화와 인맥을 그대로 옮겨놓는 조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출신 자체가 잘못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인사와 의사결정 구조가 다양하게 구성되는지는 공개되어야 한다

 

둘째 사건 선택이다

 

중수청은 큰 부패 사건과 대형 경제범죄 같은 중요한 사건을 맡는다

 

국민의 관심을 받는 큰 사건만 중수청이 맡고 수많은 민생사건은 경찰에 남는 구조가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셋째 정보의 힘이다

 

수사기관이 많은 정보와 강한 분석 능력을 갖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정보가 권력이 되는 순간부터 통제도 함께 강해져야 한다

 

누가 어떤 정보를 모으고 얼마나 오래 보관하는지 국민이 알 수 있어야 한다

 

넷째 공소청과 중수청의 관계다

 

법으로 수사와 기소를 나눴더라도 두 기관이 사람과 정보와 사건 협의를 통해 지나치게 가까워진다면 국민이 기대했던 분리가 흐려질 수 있다

 

다섯째 공개다

 

중수청이 어떤 사건을 맡았는지

 

왜 그 사건을 선택했는지

 

경찰에서 얼마나 많은 사건이 넘어왔는지

 

공소청과 얼마나 자주 협의했는지를 가능한 범위에서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검찰개혁은 건물의 간판을 바꾸는 일이 아니다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고 새로운 중수청을 만들었다고 개혁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진짜 개혁은 한 기관이 너무 많은 힘을 갖지 못하도록 권력을 나누고 서로 견제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권력은 국민 앞에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검찰청은 사라졌다

 

이제부터 물어야 할 질문은 하나다

 

검찰 권력도 정말 사라졌는가

 

아니면 다른 이름과 다른 건물 속으로 옮겨갔는가

 

형사사법개혁의 성패는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에서 결정될 것이다

 

※ 본 글은 외부 필자가 작성한 기고문으로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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