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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아들'이라 덮었나... 장윤기 사건이 폭로한 경찰의 추악한 '제식구 감싸기’

  • 배석환 기자
  • 입력 2026.07.1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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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중의 지팡이라 자처하던 경찰의 추락이 어디까지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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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광주 도심에서 발생한 10대 여고생 살인 사건의 피의자 장윤기(23)의 수사 과정은 대한민국 경찰이 가진 가장 고질적이고 추악한 병폐인 '제식구 감싸기'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백주 대낮에 벌어진 잔혹한 살인 범죄 앞에서 경찰은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기보다는, 현직 경찰관인 피의자 아버지의 눈치를 보며 조직적으로 증거를 뭉개고 수사를 은폐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사건 초기, 장윤기는 "사는 게 재미없어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 주장했고, 경찰은 기다렸다는 듯 이를 받아들여 일반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검찰의 보완 수사로 밝혀진 실체는 참담했다. 장윤기는 범행 전 피해자를 1km 이상 미행했고, 차량 내부에는 결박용 케이블타이가 갖춰져 있었으며, 조수석 뒷문까지 열어둔 채 성폭행과 납치를 치밀하게 계획했다.

 

이러한 명백한 정황과 단서들을 경찰이 몰랐을 리 없다. 실제로 현장 수사팀원들은 차량 내부의 케이블타이를 확인했고, CCTV 분석을 통해 차량 뒷문이 열려 있다는 보고서까지 작성했다.

 

그러나 수사를 지휘한 광산경찰서 강력팀장은 이 모든 보고를 고의로 무시했다.

보고서를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성적으로 몰아가지 말라"며 수사 가이드라인을 그어버렸다.

 

심지어 혈흔이 발견된 범행 차량을 압수하지 않고 현직 경찰관인 피의자의 아버지에게 그대로 돌려주는 상식 밖의 행태를 보였다.

 

이유는 단 하나, 피의자의 아버지가 '현직 동료 경찰관'이었기 때문이라는 의혹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아버지는 병가와 연가를 내고 아들의 범죄 흔적이 담긴 휴대전화와 성범죄 관련 증거품을 조직적으로 처분했다. 현장 경찰은 증거를 돌려주고, 간부 경찰은 보고서를 조작하며, 경찰 아버지는 증거를 인멸하는 삼박자의 '완벽한 공조' 속에서 17세 여고생의 억울한 죽음은 한낱 우발적인 '이상 동기 범죄'로 묻힐 뻔했다.


만약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보완 수사가 없었다면, 장윤기는 경찰의 비호 아래 가벼운 처벌을 받고 다시 사회로 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사법기관이 동료의 안위를 위해 살인마의 공범을 자처한 꼴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담당 팀장의 개인적 일탈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왜곡하려 한 배후에 수사 지휘선과 광주경찰청 수뇌부의 묵인이나 압력이 있었는지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제 식구를 감싸기 위해 법과 정의를 배신한 경찰관들은 단순한 직무 유기가 아니라 공무상 비밀누설 및 범인도피 조사 죄의 엄중한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

 

피해자 유족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수사 기관의 배신으로 씻을 수 없는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스스로 신뢰를 시궁창에 처박은 경찰이 다시 국민 앞에 고개를 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윗선 개입 의혹을 한 점 거짓 없이 낱낱이 밝히고 관련자 전원을 파면하는 등 뼈를 깎는 인적 쇄신뿐이다.

 

수사권 조정으로 비대해진 권력에 걸맞은 엄격한 책임 추궁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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