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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하이브, 음반 밀어내기 권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배석환 기자
  • 입력 2026.03.0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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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결문에 담긴 K팝 초동 경쟁의 민낯

서울중앙지법, 하이브-민희진 소송 1심서 ‘밀어내기’ 관련 판단

“문제 제기, 계약 해지할 중대한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 명시

 

하이브가 산하 레이블에 음반 '밀어내기'를 권유한 정황이 법원 판결문에 담겼다. 하이브가 부인해온 밀어내기 의혹과 관련해 사법부 판단 과정에서 관련 정황이 공개되면서 K팝 산업의 초동 경쟁 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남인수 부장판사)가 지난 12일 선고한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간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 1심 판결문에서 음반 밀어내기와 관련한 정황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이 소송은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255억 원 상당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대금 지급을 청구한 사건으로, 재판부는 민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문에는 하이브 측이 산하 레이블 관계자에게 음반 밀어내기를 권유한 것으로 보이는 점이 언급됐다. 재판부는 관련 증거와 언론 보도, 내부 자료 등을 종합해 "밀어내기 권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하이브가 그간 일관되게 "밀어내기를 하지 않는다"고 부인해온 가운데, 사법부가 밀어내기 권유 정황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하이브 산하 법인의 경영기획팀이 내부적으로 '물량 밀어내기'라는 용어를 사용한 정황도 판시 내용에 포함됐다. 유통 단계에서 초동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량 출고를 권유했다는 보도 내용 역시 증거로 채택됐다. 해당 보도에는 초동 기록 달성을 위해 10만 장 밀어내기를 권유받았으나 "사업철학에 위배된다"며 거절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재판부는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민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대해 "음반 유통 질서 확립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며 "정당한 경영상 판단"이라고 판시했다. 밀어내기 의혹 제기 행위가 주주 간 계약을 해지할 만큼 중대한 위반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번 판결은 밀어내기 행위의 위법성을 직접 판단한 것은 아니다. 다만 재판 과정에서 밀어내기 관련 내부 표현과 권유 정황이 법원 판결문에 적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팝 업계 최대 기획사의 판매 관행에 대해 사법부가 구체적 사실관계를 공식 기록으로 남긴 셈이다.


음반 밀어내기는 통상 앨범 발매 후 1주일간 판매량인 '초동'을 높이기 위해 유통사에 반품 조건부로 대량 출하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초동 기록은 음악방송 순위, 각종 차트 반영, 팬덤 결집 효과와 직결돼 K팝 산업에서 상징성이 크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과열 경쟁이 구조적 문제를 낳는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이와 관련해 하이브 측에 수 차례 질의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하이브는 그간 밀어내기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밝혀왔다. 다만 자체 조사를 통해 2023년 2건의 음반에서 각 7만 장씩 총 14만 장의 반품이 있었음을 인정했고, 이는 전체 판매량(4,360만 장)의 0.32%에 해당한다고 해명했다. 2024년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김태호 COO(최고운영책임자)가 "반품 가능 구조로 판매된 사례가 있었다"고 시인하면서 "실무자의 판단"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이브는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출처/제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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