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약동(李約東, 1416~1493)선생은 1470년에 제주목사가 되었습니다. 부임하여 행정을 살피던 중 백록담 산신제를 지내는 산천단이 한라산 정상부근에 있으므로 추운 겨울에 제기와 제물을 짊어진 백성들이 어렵게 산을 오르다가 미끄러져서 다치거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이약동 목사는 한라산 중턱 이라동으로 제사장소를 이동하였고 그 자리에는 지금도 백성을 사랑하는 목사님의 업적을 기리는 비석이 서 있습니다.
목사님의 제주도 근무중 궤편암과 투갑연이라는 스토리텔링이 있습니다. 먼저 궤편암(掛鞭岩)은 말재칙을 반납한 바위위에 새겨진 이야기입니다.
1474년에 경상좌도군절도사가 되어 제주도를 떠날 때 평소 착용하던 의복과 기물을 그대로 두는 것은 물론, 말채찍조차도 관물이라는 이유로 성을 떠나면서 성루에 걸어두었다고 합니다. 타고 온 말은 뱃전에서 다시 돌려보내면 될 일이었고 임무를 마치고 떠나는 길에 ‘주마가편’할 일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이 일은 후임자들에게 아름다운 경계가 되었으며, 세월이 흘러 채찍이 없어진 후에는 백성들이 바위에 채찍 모양을 새겨 이를 기리고자 하였으니 그 바위가 바로 괘편암입니다. 바위에 새겨진 모습이 지금은 사라졌지만 아름다운 모습은 글을 통하여 후대에 전하고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투갑연(投甲淵)입니다. 이약동 목사님이 제주도를 떠난 배가 갑자기 풍랑으로 파선의 위기에 처하였습니다. 배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빙빙 돌아가는 물살에 쓸려가고 있었습니다.
이약동 목사는 이것이 하늘을 속인 벌이라 여기고 배 안을 살펴 자신도 모른 채 실려 있는 갑옷을 찾아냈습니다. 갑옷은 부하들이 전별 선물로 몰래 실은 물건이었습니다.
군사는 “착한 백성이 목사님께 드리라면서 전해온 갑옷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받아서 배에 실었다”고 고했습니다. 한없이 부끄러움을 느끼며 갑옷을 강물에 던졌습니다. 갑옷을 바다에 던지자 회오리 물결은 사라지고 바다가 잔잔해졌습니다.
그렇게 해서 배가 육지까지 평온하게 당도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투갑연(投甲淵)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으로 정약용(丁若鏞)의 『목민심서(牧民心書)』에 실려 전한다고 합니다.
1989년말에 상사로 모시던 사무관님이 순직하셨습니다. 종무식 전날 별세하셨으므로 경기도청에서 2일장으로 치뤘는데 일반행정은 물론 경찰, 교육, 금융 등 다양한 계층에서 조문을 오시고 부의금을 전해 주셨습니다. 당시 통상의 부조금보다 큰 액수를 접수한 기억이 있습니다.
순직하신 공무원에 대한 예우가 남달랐습니다. 그날 성남의 어느 공원묘지에 계장님을 모시고 돌아와서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시고 방황을 하다가 안경을 분실했습니다. 다음날 오전 10시에 출근하라는 계장님 대행 차석의 지시에 따라 1월1일에 출근해서 자료를 정리했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아도 1989년 당시의 공직은 논산훈련소 바로 아랫단계의 규율, 기율, 공무원의 기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전진 앞으로! 명령이 떨어지면 볼펜을 총알 삼고 결재판을 방패 삼아서 앞으로 내달렸습니다. 이 시대 공직자들이 가슴에 새겨야 할 이약동 선생님의 청렴과 1989년 당시 선배 공무원들의 공직관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정치와 행정의 책임관들은 오직 국민을 생각하고 걱정해야 합니다. 모든 공무원은 안되는 이유를 대기 보다는 되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는 적극행정의 주인공이 되어야 합니다. 정치인은 누구나 모두가 국가, 국민, 우리 모두의 행복한 미래를 제시하고 그것을 위해 함께 손을 잡아야 합니다.
정치인이든 행정가이든, 경제인조차도 모두가 백성의 안전을 걱정하고 국익을 우선하는 이약동 선생이 되어야 합니다. 국민만을 생각하고 민생만을 걱정하는 책임감 있고 듬직한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2024년 4월에는 이약동 선생님의 백성사랑 정신을 따라가는 정치인이 더 많이 오기를 대한민국 국민은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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