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초 새벽. 수원시 외곽의 한 역세권 골목.
꽉 닫힌 문이 열리지 않는다. PC방이라고 적힌 문을 두드렸다. 어렵사리 닫혀진 문을 열고 들어서다 6대 정도의 최신형 데스트탑 컴퓨터가 눈에 들어왔다.
오전 6시쯤이 되자 자리는 모두 비어있었다. 경찰의 단속이 빈번한 가운데 여전히 영업은 성행중이었다.
사장 A씨와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A씨는 대화 중간중간에도 시선을 모니터에서 떼지 못했다. "아휴~" 등 한탄소리와 욕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숙식을 겸하고 있는 방으로 보이는 곳에는 텔레비전 한대와 작은 이부자리가 보였다.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에 "충청도에서 왔다"고 답했다. 단속에 걸리면 문을 닫아야 하지 않냐는 질문에 "몇달하고 가야죠"라고 응대했다.
A씨에 따르면 후배 B씨가 출자하고 A씨와 번갈아 관리를 하는 가운데 단골 위주로 손님을 받는다. 특히 고스톱과 일명 바둑이로 불리는 포커 게임 등 방을 개설하고 접속자에게 리베이트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컴퓨터를 차지하고 있는 손님이 내는 비용보다 게임 개설을 통해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A씨는 설명했다.
그러나 A씨는 일당 개념의 게임에 몰두하고 있었다. 게임 운영자이면 게임 중독자에 가까운 것. 그는 "잘하면 하루 3만~6만원 정도 벌어요"라며 "식대정도는 된답니다"고 밝혔다.
게임장 한켠 선반에 컵라면과 간단한 마실 음료가 비치돼 있었다. 게임장을 찾는 손님들이 먹을 것. A씨는 "서비스 차원에서 설치해놓은 것이라며 남는 것이 별로 없다"고 토로했다.
현재 A씨는 현재 게임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홀로 살고 있다. 식사는 인근 편의점에서 도시락이나 컵라면을 사다가 주로 먹는다. 배달을 시킬 수 없기 때문에 낮시간에는 한가할때 문을 잠그고 인근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
언제나 예약 손님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순식간에 외출을 감행해야 한단다.
그는 피시방을 관리하면서 잠자는 시간과 잠깐의 휴식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시간을 게임 참여와 딜러로서의 역할에 빠져있다.
차 한잔을 할 시간동안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계속해서 개설되고 돈이 왔다갔다 하는 것을 보며 오래 앉아있을 수는 없었다.
일명 불법도박장은 실시간으로 3만원에서 수십만원의 돈이 든다. 평균적으로 한판당 5만원 안팎의 돈이 들어간다고 한다. 하루 수십에서 수백까지 무한대로 잃을 수 있는 것.
A씨가 운영중인 피시방에서는 사용중인 게임머니는 가령 현금 3만원일 경우 300만 머니를 쓰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적립식으로 돈을 입금한뒤 별도의 계좌를 통해서 돈이 오고 가고 있다.
사이트를 개설한뒤 게임방 업자들은 딜러로서 리베이트를 챙김으로써 이득을 창출한다. 손님들이 환전을 요구할때 별도의 비용을 받기도 한다.
이날 방문한 게임장은 간판에 피시방 문구를 새겨져있었다. 최근 경찰에 피시방을 위장한 불법게임장 단속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불법게임장은 주택가 등으로 퍼지면서 불법환전 등으로 여전히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결국 불법게임장 운영과 도박 중독은 사회적 문제로 봐야한다. 최근들어 도덕 불감증이 심해지면서 "돈이면 다된다"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 불감증을 중증으로 몰아넣고있다.
불법도박장에서 사람을 보고 돈을 따라 마비되는 이성을 보면서 현세태의 씁쓸함과 함께 강한 슬픔을 느낀 것을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