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안성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안성맞춤 족구대회’는 안성시 체육계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드러낸 ‘부끄러운 자화상’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새벽이슬을 맞으며 달려온 82개 팀, 550여 명의 동호인이 흘린 땀방울은, 선출직 공무원들의 생색내기용 ‘구두 족구’ 앞에 철저히 무시당했다.
경기를 중단시킨 '갑질' 행정, "선수가 들러리인가?"대회가 한창 진행 중이던 아침 9시경, 본부석에서는 황당한 방송이 울려 퍼졌다.
3번과 4번 코트를 즉시 비우라는 명령이었다. 영문도 모른 채 코트 밖으로 쫓겨난 선수들 앞에 나타난 이들은 다름 아닌 시장, 의장, 시의원 국민의 힘 선거 후보자 등 소위 지역의 ‘높으신 분들’이었다.
경기 중인 선수들을 내쫓고 진행된 약 1시간의 ‘시범 경기’는 동호인들에게 격려가 아닌 모욕이었다.
운동화조차 제대로 갖춰 신지 않은 채 구두를 신고 코트를 누빈 선출직들의 모습은 체육인에 대한 기본적 예의조차 상실했음을 보여준다.
안성시 체육회 사무국장은 “상황을 몰랐다”라는 변명으로 일관했으며, 시 관계자는 “시장님은 인지하지 못했다”라며 책임 소지를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언론사 결탁과 '특혜성' 예산 집행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번 대회는 단순히 운영의 미숙함을 넘어, 특정 언론사와의 뿌리 깊은 ‘유착 관계’를 다시금 환기시켰다.
안성시 체육회는 기호일보 등 특정 신문사를 주최에 포함해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타 시군이 ‘특혜 시비’를 우려해 점진적으로 폐지하는 추세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국민의힘 소속 안정열 의장과 최호섭 시의원, 천동현 시장 예비후보, 등 4명과 안성시장 등 선출직들은 당의 상징색인 ‘빨간 옷’을 입고 나타나 대회장을 사실상 선거운동의 장으로 활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체육회는 “시 예산을 내려주지만, 협회에 간섭할 수 없다”라는 논리를 펼치면서도, 정작 필요할 때는 경기를 중단시키는 등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안성시 체육회와 족구협회의 뼈저린 반성을 해야 한다. 제보자는 "지방에서 새벽같이 달려왔는데 이런 꼴을 보려고 온 게 아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회의 주인은 예산을 주는 시청도, 생색을 내는 선출직도, 이름을 올린 기호일보 언론사도 아니다.
오직 경기를 위해 준비해온 동호인들이다. 안성시 체육회와 족구협회는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특정 언론사와의 유착을 끊어내기 위한 구조적 개혁에 나서야 한다.
또한 안성시의회는 선출직 공무원들의 선민의식이 체육 현장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자신을 엄격히 경계해야 할 것이다.
시민들은 ‘정치 족구’가 아닌 ‘공정한 경기’를 원한다. 안성시는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체육 행정의 투명성과 선수들에 대한 존중을 회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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