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뉴스=박귀성 기자]
“새로 받은 근무복 중에 물이 빠지는 것도 있고 안 빠지는 것도 있다”고 현직 경찰이 새로 지급된 근무복에 대해 밝혔다. 이는 본지 기자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국회 근무 경찰관 및 각 정당 당사 경비를 맡고 있는 경찰들에게 물어본 결과다.
▲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경찰 제복 관련 의혹을 폭로했다. <사진 : 황희 의원 페이스북>
이렇듯 경찰 제복 선정 논란이 일파만파다. 경찰 제복 관련 의혹을 폭로한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서울 양천갑)과 일부 언론에 따르면 일선 경찰관들에게 보급된 새로운 색상의 제복이 일선 경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호도조사에서 ‘꼴등’한 ‘물빠짐’ 논란 제복이 선정됐다는 것이다.
황희 의원은 지난 22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경찰 제복 관련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방청별로 전국 순회 품평회를 통해 새 경찰 제복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이 조사에서는 A안과 B안, C안 가운데 현재 교체된 근무복인 C안이 최종 결정됐다”고 사실관계를 전제했다.
황희 의원은 이어 “C안은 품평회 결과 196표를 받았는데 A안 695표, B안의 750표와 비교해 매우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현재 하복 근무복 교체가 완료된 상태로 비용은 약 110억 원이 소요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물빠짐 현상(세탁할 때 옷에서 염색이 배어나오는 현상)’ 의혹으로 논란이 됐던 새 경찰 제복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비율적으로 따져보면 이미 지급된 새 경찰 제복을 선호한 경찰관은 전체 조사 응답 경찰관 가운데 10% 남짓에 불과하다. 즉, 90%의 경찰관들은 다른 디자인 경찰 제복을 선호했던 것이다.
황희 의원은 나아가 “일선 경찰들은 ‘이럴 거면 왜 품평회를 실시했는지 의문’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또한, 경찰 제복의 경우 밝은색 계열의 상의 내근복과 짙은색 계열의 상의 외근복으로 구분되는데 최종 결정은 내근복과 외근복을 동일한 색상인 청록색으로 통일한 것과 관련해, 청록색 염색 업체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이 사장으로 있던 코오롱 계열사라는 점에서 의혹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희 의원은 이같은 사실과 관련해 “경찰 제복은 말 그대로 근무 일선에서 착용해야 하는 복장으로 현장 근무자의 의견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들의 의견이 무시됐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지적하고 “대국민 업무가 대부분인 경찰관 복장은 색상이나 등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형태로 돼야하고 정확한 규정에 따라 정해져야 할 것인데 그런 규정 자체가 미흡할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장 불만에 따른 논란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의혹까지 일고 있어 경찰 행정 업무 전반에 걸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찰 내부에선 이에 앞서 일부 경찰관들 사이에서 새 경찰 제복이 ‘물빠짐’ 현상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됐다. 경찰청은 당시 이같은 물빠짐 의혹을 처음 제기한 경찰관 등을 찾아내고 나서 비교 실험까지 하면서 “초기에 한두 번 빨 때는 물빠짐 현상이 있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경북 대구시 소재 염색공단에 입주한 한 업체 대표는 “우리나라 염색기술은 세계적이고, 우리 기술로 옷감이나 기타 원단에 ‘물빠짐’을 극복한 것은 지난 1970년대였다”면서 “다른 옷도 아닌 경찰 제복에서 물이 빠진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값싼 중국 원단들이 대량으로 수입되면서 이들 원단들 중에 물빠짐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적지 않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염색을 했는데 물빠짐이 있다면 반드시 과정을 짚어봐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