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뉴스=박귀성 기자]
김종필 전 총리가 최근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 김종필 전 국무총리(90)는 구순 내지 졸수의 노령에도 건재함을 과시하며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과 정진석 원내대표를 만난데 이어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종필 전 총리는 13일 정치에 대해서도 후배 정치인들에게 20대 총선 후 국회가 여소야대로 변하고 3당 체제가 된 것을 두고 “정당이 아닌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해야 한다”고 조언도 했다.
김종필 전 총리는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중구 청구동 소재 자신의 자택으로 찾아온 나경원 의원과 함께 차담을 나웠다. 김종필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국회) 원내 공기가 매우 탁하다. 부드럽고 따뜻하게 바꾸면서도 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가화만사성이란 말이 있다. 지금은 원화만사성(院和萬事成 : 원내가 화목해야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이다. 유일한 적임자는 딱하나, 나경원이다”라고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출마하려는 나경원 의원 지지의사를 밝혔다.
김종필 전 총리는 또한 지난 10일엔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의 예방을 받는 자리에선 “(국민) 편안하게 해주는 게 정치인데 의견이 다르다고 타협 안 하는 것은 정치인들의 잘못”이라고 자신의 정치문하생 정진석 학생에게 충고했다.
김종필 전 총리는 이날 정진석 원내대표의 경선 경쟁자였던 나경원 의원에게 “유일한 적임자는 딱 하나 나경원”이라고 말한 것을 염두에 두고 “나경원 의원보다 잘하는 것 같으냐?”고 정진석 원내대표가 농담을 건네자, “내가 좀 지원해 줬다. 말로 했는데 서운한 모양”이라고 받아치면서 사제지간에 앙천대소했다.
김종필 전 총리는 정진석 원내대표의 선친인 고(故) 정석모 전 내무부 장관과 고교 동기이자, 정진석 원내대표를 자민련으로 이끌어 정계에 입문시킨 정치적 스승이다.
김종필 전 총리는 13일에도 육군사관학교 총동창회가 수여하는 ‘올해의 자랑스러운 육사인상’ 수상식에 참석해 수상하고 자신의 소견을 남겼다. 김종필 전 총리는 수상 후 기자들에게 “정진석 의원이 잘할 것이다. 자기가 할 일을 많이 파악하고 있다”고 말해 제자에 대한 변치 않는 신뢰를 표명했다.
김종필 전 총리는 ‘정진석 원내대표에 특별히 조언해줄 말이 있느냐’는 질문엔, 과거 정치 일선에서 활약하던 시절 어려운 정국을 맞이할 꺼내 사용하던 중국 고전 시경(詩經)에 나오는 ‘사무사(思無邪 : 생각함에 있어 사심이 없다)’를 다시 꺼내들고 “이 말을 항상 가슴 깊이 간직하고 국가에 임하라고 전해달라”고 말했다.
김종필 전 총리는 이어 ‘오는 25일 방한하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 연락이 없었다”면서 “기회가 되면 만나고 싶다”고 대답했다.
한편, 김종필 전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노원구 소재 육군사관학교 화랑연병장에서 개최된 시상식에 직접 휠체어를 몰고 참석해 “호국의 요람인 화랑대에서 사관생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랑스러운 육사인상을 받아 감개가 무량하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이날의 소감을 밝혔다.
김종필 전 총리는 말미에 “노병은 죽지 않고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고 맥아더 장군의 명언을 인용하고 “(이 명언처럼) 이 노병(김 전 총리 자신)은 죽지 않고 조용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고 이날 기념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