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인숙 의원이 바른정당을 탈당했다. 박인숙 의원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바른정당 탈당과 자유한국당 복당을 선언하고 탈당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은 16일 국민의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그리고 자유한국당 복당을 선언했다. 박인숙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 두 번의 선거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선택해주신 주민 여러분과 저의 당선을 위해 헌신을 다 해주신 당원 동지들의 뜻을 받들어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하려고 한다”고 탈당 의사를 밝혔다.
박인숙 의원의 탈당으로 바른정당 원내 의석수는 9석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국민의당과 통합을 앞둔 바른정당으로서는 박인숙 의원이 이날 탈당과 함께 자유한국당 복당을 선언함으로써, 안철수 유승민 통합열차는 빨간불이 켜졌다.
박인숙 의원은 이날 오후 입장문에서 “바른정당을 사랑해 주시는 많은 국민과 당원들, 특히 바른정당에 관심을 가져준 청년 여러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면서 “앞으로 모든 역량을 다해 대한민국의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박인숙 의원이 곧바로 이날 탈당계를 제출했으며 곧 한국당 입당 절차를 밟을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여의도 정치권에선 셈법이 복잡하게 됐다.
일단 바른정당은 박인숙 의원의 탈당으로 의석수가 10석에서 9석으로 줄었다. 반면, 한국당 의석은 박인숙 의원을 영입하면 118석으로 늘어나 민주당(121석)과의 의석차가 3석으로 좁혀지게 됐다. 특히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광역단체장 등 후보군이 대거 현역의원으로 거론되는 민주당에도 치명상을 입힐 수 있게 됐다.
여의도 정가에선 이번 박인숙 의원의 탈당을 계기로 바른정당 내부가 흔들리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통합론에도 명분을 대폭 줄였다는 결과를 낳았다는 거다. 홍준표 대표 셈법의 경우 박인숙 의원을 복당시킴으로써 지방선거에서 현역의원이 대거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더불어민주당에게 국회 제1당의 지위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거다. 박인숙 의원에 이어 바른정당을 탈당을 고심하고 있는 의원은 현재 2-3명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바른정당의 한 의원은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박인숙 의원의 탈당은 충격적”이라면서 “의원들에게도 미리 언질을 주지 않았다. 전혀 알지 못하는 새 박인숙 의원이 돌발 탈당 선언에 다들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또한 “박인숙 의원의 뒤를 이을 의원이 2-3명은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의당 한 고위당직자는 “박인숙 의원의 탈당은 결국 안철수 대표 통합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박인숙 의원 탈당으로 이미 바른정당은 한자리수 정당이 됐다. 이들을 통합해서 뭘 할 것이냐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충격적인 심경을 드러냈다. 박인숙 의원 탈당이 갖는 의미와 파장이 결코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박인숙 의원의 이날 탈당과 이학재 의원의 바른정당 잔류 선언은 정치권 분위기를 극명하게 갈라놨다. 이학재 의원이 바른정당 잔류를 선택한 이유는 박인숙 의원과는 달리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을 노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박인숙 의원과 달리 이학재 의원의 경우 자유한국당으로 옮길 경우 현역 유정복 인천시장과 경선을 치러야 하고, 유정복 시장과 경선에서 승산도 점을 쳐봤을 것이라는 거다. 하지만 박인숙 의원의 경우 서울 송파지역에서 홍준표 대표의 ‘현역 국회의원 우선 원칙’이라는 당근을 거부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특히, 안철수 통합론에 반대하는 한 의원은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박인숙 의원 탈당에 대해 “호남포기하고 호남 민심과 당원들 모두 포기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5.18정신을 포기하고 백기들고 박인숙 의원 탈당까지 이제 겨우 9명 남은 다 조각난 바른정당과 합당을 하겠다는 안철수 대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죄다 내주고 소수 정당과 통합하고, 국민의당만 둘로 쪼개지는 분당 사태에 대해 안철수 대표는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박인숙 의원 탈당에서 보듯이 시간이 갈수록 바른정당 탈당은 늘어날 것이며, 안철수 책임론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박인숙 의원 탈당을 빗대어 통합론을 강행하고 있는 안철수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