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뉴스=박귀성 기자]
문재인 정부의 방송정책을 두고 자유한국당이 ‘언론장악’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행태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위원장 김환균)이 분기탱천하여 논평을 내고 자유한국당을 맹렬히 비난했다. 우리나라 공영방송 쟁취와 공정언론 조성에 앞장서온 언론노조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 빌붙어 방송과 언론이 정권의 사유화된 것을 지적한 대목이다.
▲ 공영방송 쟁취와 공정 언론 보장을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온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이 13일 논평을 통해 자유한국당의 '문재인 대통령이 언론을 장악하려 한다'고 비난한 것을 맹렬히 비난했다.
언론노조는 13일 오전 “자유한국당은 방송 장악이란 말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말라”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자유한국당이 국민을 향해 또 한 번 오만한 행동에 나섰다”면서 “지난 11일 정부 여당의 방송 장악 시나리오를 운운하며, ‘방송장악저지 투쟁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나선 것”이라고 사실 관계를 전제했다.
언론노조는 이어 “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간 인사권을 휘두르며 공영 방송을 국민으로부터 뺏어간 장본인들이 할 말이 아니다. 오히려 공영 방송인 KBS와 MBC 구성원이 현재 진행 중인 사장 퇴진 운동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참된 ‘방송 장악 저지’”라면서 “고대영 KBS사장과 이인호 KBS이사장, 김장겸 MBC사장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대표적인 언론 장악 세력이기 때문”이라고 아직 현직에 있는 어용 언론인들을 맹렬히 비난했다.
언론노조는 다시 “고대영 사장은 지난 2015년 KBS 사장 공모 당시 김성우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인호 이사장에게 전화로 ‘사장 검토’를 요청한 의혹을 받는 ‘낙하산 인사’다. 김장겸 MBC 사장은 보도본부장으로 있던 지난해 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을 축소 보도하며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을 2%로 전락시켰다”면서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역시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5년간 이들이 기자와 PD 등 언론 노동자를 탄압하고, 정권을 비호한 부역 행위는 차고 넘친다”고 고대영 KBS 사장과 김장겸 MBC 사장, 고영주 방송문화진흥원 이사장의 행태를 낱낱이 고자질했다.
언론노조는 다시 “자유한국당은 또 최근 김용수 방통위원의 미래부 제2차관 임명을 두고도 현 정부의 방송 장악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면서 “정확히 따져 보자.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때 미래부 국장을 지낸 인사로, 되려 방통위원이 되는 과정이 문제였다. 대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집권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함께 정부 몫의 방통위원에 김용수 제2차관을 임명했다. 누가 봐도 뻔한 알박기 꼼수 인사였다. 이 때문에 시민 단체로부터 거센 비판이 일었다. 자유한국당은 바로 두 달 전 자신들이 한 짓을 돌아보라. 이제 와서 방송을 장악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 높이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노골적으로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나아가 “문재인 정부가 국민에게 약속한 ‘적폐 청산’은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일이다. 지난 정권이 낙하산으로 내려 보낸 공영 방송의 사장과 이사진 그리고 방통위원까지 모두 예외일 수는 없다. 이것이야말로 ‘방송 장악’이 아닌 ‘방송의 정상화’다”라면서 “그러니 자유한국당은 지금 ‘방송 장악 저지’가 아닌 ‘방송 정상화 저지’를 위한 투쟁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단정했다.
언론노조는 또한 “이는 곧 민주주의를 유린한 언론 적폐 세력을 비호하고, 광장의 외침과 대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거스르는 행동”이라면서 “그래도 자유한국당이 생각하는 방송 장악이 국민의 뜻과 다르다고 잡아뗄 수도 있으니 사족을 붙이겠다. 자유한국당의 당 대표 후보인 홍준표 전 도지사의 얘기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이 되면 SBS 뉴스를 모두 없애고, 적어도 종편 채널 2개는 없애겠다’고 외쳤다. 누가 봐도 언론 탄압을 예고하는 이 발언을 떠올리면 자유한국당은 지금 누워서 침을 뱉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자유한국당은 ‘방송 장악’이란 말을 입에 올리지 말라”고 한껏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응징언론 백은종 대표는 지난 12일 오후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MBC 방문진 고대영 이사장을 찾아 갈 것”이라면서 “고대영이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했는데, 그런 공산주의자가 대통령이 됐는데, 여기 서울 한복판에 있으면 어떻게 하겠냐?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남한이 적화통일이 된다고 한 것인데, 어서 일본 아베에게 도움을 청하던지 해야지 지금 문재인 정부의 서울에 있어서는 안될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MBC 부당해고로 수년째 고통을 받고 해직기자 최승호 탐사전문 매체 ‘뉴스타파’ 대표는 이에 대해 자신의 SNS계정을 통해 “자유한국당 "KBS-MBC사장 사수하겠다”라는 언론 기사를 링크하고 “기가 막힌 일입니다. 영화 <공범자들>의 공범들이 자신들이 한 짓을 외면하고 날뛰고 있군요. <공범자들> 인기가 치솟겠습니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임명된 공영방송 최고 책임자들 가운데 조준희 YTN사장만 자진사퇴했을 뿐, 다른 지상파 방송사들의 사장이나 이사진은 사퇴를 거부하고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