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뉴스=박귀성 기자] 황영철 의원이 고심에 빠졌다. 황영철 의원은 김성태 홍문표 의원 등 12명의 의원과 함께 바른정당 탈당을 선언했다. 하지만 황영철 의원이 탈당계를 내지 않고 일단 보류시켰다고 일부 언론들이 2일 오후 일제히 보도했다.
▲ 황영철 김성태 박순자 홍문표 의원 등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이 2일 굳은 표정으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황영철 의원은 이날 탈당계를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영철 의원 등 13명의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의사를 밝히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황영철 의원을 비롯한 이들 바른정당 의원들에 대해 국민들은 “민심과 민생을 저버린 철새 정치인들의 현주소”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위기 의식을 느끼고 ‘친박’세력을 등지고 따듯한 보수를 주장하며 탈당한 황영철 의원 등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앞장서서 야당과 함께 국회 탄핵에서 찬성표를 던졌던 이들이 다시 친박세력이 잔존해 있는 자유한국당에 백기투항 하는 모습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황영철 의원 등을 비론한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계는 홍문표 의원이 모아서 제출키로 했다. 하지만 황영철 의원은 탈당계를 냈다가 이를 다시 회수해 갔다고 언론은 전했다. 황영철 의원을 비롯한 이들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 대부분은 지난 박근혜 최순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에서 이른바 ‘스타’ 의원들로 부상한 인물들이다.
황영철 의원 등 바른정당 의원들이 자유한국당에 입당한다는 음신이 전해지면서 자유한국당에 남아있는 친박계 의원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집단탈당 소식이 들리자 바른정당 탈당을 선언한 황영철, 장제원, 권성동 의원을 지목해 복당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자유한국당 미디어본부는 2일 오후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곧바로 휴대폰 문자 브리핑을 통해 황영철 의원 등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의 입당에 대해 “최근 바른정당에서 탈당한 국회의원들은 현재 자유한국당에 입당원서도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입당원서를 제출하더라도 당헌당규에 따라 절차가 진행되므로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보도를 삼가주시기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황영철 의원 등이 탈당계 제출을 번복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황영철 의원 탈당계 회수 관련 알려진 바에 따르면 황영철 의원은 이날 홍문표 의원실을 통해 탈당계를 제출했으나 복수의 언론들은 “황영철 의원 측이 오후 6시 이를 회수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 바른정당 당직자 역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황영철 의원 등은 현재 탈당계 접수가 안 된 상태”라고 밝혀 황영철 의원의 탈당계 회수 사실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황영철 의원을 비롯한 13명의 바른정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정당 탈당을 선언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 친박(親박근혜)계 의원들은 황영철, 장제원, 권성동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복당 반대 입장을 내놓은 것도 사실이다. 이날 황영철 의원을 비롯 탈당을 선언한 의원들의 탈당계는 홍문표 의원이 황영철 의원 등 13명 의원들의 탈당계를 모아서 당에 제출키로 했으나, 황영철 의원이 이를 다시 회수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는 내용도 사실이다.
때문에 이같은 황영철 의원의 행보를 보면 황영철 의원이 탈당을 보류하거나 취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역시 황영철 의원 등 바른정당 탈당파 13명이 입당원서를 제출한다고 해도 당헌 당규에 따라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중론이다.
특히 황영철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스타 의원으로 떠오른 인물이고, 권성동 의원은 헌재 탄핵소추 위원이었다. 김성태 의원은 청문회 과정에서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자유한국당 친박계 의원이 이들 황영철 의원 등이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하는 것에 대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때문에 이들 친박계 의원들은 바른정당을 탈당한 황영철, 장제원, 권성동 의원을 지목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 선 것을 이유로 복당 거부 의사를 밝혔다.
바른정당 탈당을 선언한 의원 13명은 권성동 김성태 김재경 김학용 박성중 박순자 여상규 이군현 이진복 장제원 홍문표 홍일표 황영철 의원이다. 황영철 의원이 탈당계를 회수한 것은 그만큼 당과 당 사이에서 내홍이 있다는 것과 황영철 의원 개인적인 고민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해석된다.
황영철 의원 본인도 이날 저녁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입장을 내놨다. 황영철 의원은 2일 바른정당 탈당 선언을 했지만 탈당계 제출을 보류한 데 대해 “자유한국당에 복당하는 것이 올바른 길인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탈당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황영철 의원은 이날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서 “지금 친박 패권 세력들이 우리의 결단에 대해서 폄훼하는 발언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해, 사실상 자유한국당의 친박계 의원들의 가유한 반발에 대해 시인했다. 황영철 의원은 이에 더 나아가 “우리 13명 의원들이 결정을 내렸으면 적어도 대선 승리를 위해서 이전의 갈등이라든지 그런 부분을 녹여내서 함께 가자는 뜻이 모아져야 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친박계를 중심으로 탈당파들의 입당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대해 적지 않은 실망감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황영철 의원은 탈당계를 내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하루 이틀 더 고민하려했는데 그건 또 아닌 것 같아서 지금 답변한다”면서 ‘탈당은 결심했는데 자유한국당으로만 가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 “탈당도 안하는 것”이라고 말해, 아직 바른정당에 잔류할 의사가 있음을 피력했다.
황영철 의원은 이어 ‘탈당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냐?’는 물음에도 “그렇다. 지금까지 옳은 길을 왔다고 생각했는데 이 시점에서 보수 통합과 이것이(탈당) 가장 큰 대의라 생각해서 많은 부담을 갖고 결단을 내렸다”면서도 “그런데 이 충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황이라면 과연 이런 분위기 속에서 우리의, 나의 입당이 어떤 바람직한 의미로 해석되기도 어려울 것이라 본다”고 나름대로의 깊은 고심이 있음을 토로했다.
황영철 의원은 그러면서 “사실 오늘 결단을 내리기까지, 기자회견 직전까지도 이 결단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면서 “보수후보 단일화란 큰 대의를 더 모으는데 함께 해야겠다라는 결심 속에서 탈당에 동참을 했었다”고 그간의 심경변화를 드러내면서 ‘탈당을 철회하려는 또다른 의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내가 확인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