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7차 촛불집회 “여성성만으로 박근혜를 낙인찍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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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 촛불집회 “여성성만으로 박근혜를 낙인찍어선 안 된다!”

7차 촛불집회 한겨울 얼음같은 돌 블록 위에 ‘맨살’로 외치다
기사입력 2016.12.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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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뉴스=박귀성 기자] 지난 20141114일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과 노동탄압, 대중 문화예술 탄압, 언론통제, 국정교과서 등의 각종 반민생 정책 강행에 맞서 시작된 서울 광화문 광장의 대규모 도심집회가 7차 촛불집회까지 오면서 결국 230만이 박근혜 퇴진을 외치기에 이르렀다. 이같은 민중의 외친 민심은 정치권을 뒤흔들었고, 박근혜 대통령 측근들의 비선실세 국정농단이 국민들의 참정권을 유린한 것에 대해 분노한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 국회 탄핵이라는 승리를 이끌어냈지만, 민심은 10일 현재 광화문 광장에 모여 탄핵 아닌 즉각퇴진, 공범 새누리당과 재벌 해체를 외치고 있다.
 
이서진.jpg▲ 대학교에 재학중인 이서진씨가 10일 7차 촛불집회가 열린 광화문 네거리에서 영하의 날씨에 맨살로 몸사위를 펼치며 여성이라는 성적 프레임에 갖힌 여성의 인권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낮 기온조차 영하의 날씨를 보인 이날 얼음처럼 차디찬 돌블럭에 맨발로 서서 맨살을 붙이며 몸사위를 벌이는 젊은 여성이 있었다. 자신을 국민대학교 회화과 학생이라고 밝힌 이 여성은 이날 오후 광화문 광장과 청계광장 소라탑 사이에서 펼친 이서진씨였다. 그녀의 특별한 몸사위가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본지 기자가 이렇게 추운날 저렇게 얇게 입고 맨발로 얼음처럼 차디찬 땅바닥에서 몸짓을 할 때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게 아니냐?’고 묻자 자신을 국민대학교 재학생이라고 소개한 이서진씨는 이건 페미니즘적인 퍼포먼스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직으로서 비난을 받는 것이 아니라, 여성성이라는 그것으로 비난을 받고, 싸잡아져서 그거에 대한 평가를 내려져서 여성들 또한 같이 피해를 받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알리고자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서진씨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성별만 여성이라든지, 강남역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만 가지고 그렇게 무자비하게 세상에서 험한 꼴을 당했는데, 여성이라는 이유만 가지고 우리사회에서 멸시를 당하고 그런 쪽으로 여론이 몰린다고 보는가?“라는 물음엔 사실 그런 것과 관련해서 (사회 계몽을 위한) 영상을 몇 개 만들고 있었고, 검은 수의도 설명했었고, 제가 활동하고 있는 곳이 노동문제나 페미니즘적인 것을 다루지만, 저는 조금 더 페미니즘적인 곳에 초점을 맞춰서 활동들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오늘 맨발과 중국 치파오처럼 신체 하부가 드러난 맨살이던데 춥지 않았느냐?”고 묻자 너무 추웠다. 사실 의상에 대해 고민이 있었는데, 뻗는 동작이 많다보니깐 그럴 수밖에 없게됐다. 그냥 일상에서 계속 춤추고 싶었다. 사실 하는 얘기가 특정사람이나, 특정장소에서만의 일이 아니라, 온갖 곳에서 일어난 일이고, 누구에게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때문에 누구나 해당되는 일이기 때문에, 그냥 시위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춤을 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7차 촛불집회까지 민중은 이제 위대하고 새로운 민중항쟁 역사를 다시 썼다. 수많은 인파가 거리로 광장으로 몰려나와 자신들만의 고질적 환부에 대해 신음하고 있다. 이날 이서진씨의 몸사위는 어쩌면 광장에서 울리는 박근혜 퇴진과는 다른 또 하나의 외침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국민들은 각자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영하의 추위를 무릅쓰고 거리로 광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이서진씨도 이날 자신이 펼친 페미니 퍼포먼스에 대해 아래와 같은 의미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아래는 이서진씨의 이날 설명의 [전문]이다
 
무척 친했던 사람과 완전히 사이가 틀어졌다. 나는 분명 같은 사람인데도 그자는 더 이상 나를 친구,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잠정적 연애 상대로, ‘여자로 취급할 때부터였다. 매대에 진열된 물건도 아니고 이중에서 네가 제일 예쁘다 하면 내가 기뻐하고 칭찬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생각하는 착각이 눈에 보였다. 새벽에 전화해서 위험하다고 집에 들어가라고 하고, 나는 아니지만 다른 남자들이 볼 테니 짧은 치마를 입지 말라는 친절을 베풀었다. 소유물 마냥 관리를 하려 들며 보호해주고 아껴주는 행위인양 역학놀이에 빠져있는 그 사고방식은 역겹기만 했다.
 
개인적인 경험 얘기는 여기까지다. 누군가의 잠정적 연애 상대로 누군가의 여자, 관리 받고 스스로도 사람이 만든 규칙을 내재화하는 일은 나만의 얘기가 아니다. 100년 넘게 외치는 여자도 사람이다하는 슬로건은 아직까지도 유효하다, 여자는 여전히 다뤄진다. 시위 현장에서조차 시민이 아닌 여자로 정해지고 추행은 빈번히 일어난다. 시국이 얼마나 엉망이면 여고생들까지 나왔겠느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하는 당당한 보호자들의 발언도 들어야만 한다.
 
다 컸다이 말을 듣는 맥락과 그 뒤에 따라올 말들 여성과 남성 사이에 아주 큰 의미 차이가 있다. 첫 월경을 했을 때, 친척 동생들을 잘 돌볼 때, 바느질을 할 때. 2차 성장이라는, 성장이라는 의미로써가 아니라 임신을 할 수 있는 한 짐승으로써, 손아래 사람을 의젓하게 대하고 하나의 생존 능력을 갖췄다는 의미로써가 아니라 돌봄 노동이라는 의무를 다 하는 다 큰 여자로서 듣는 말이다. 따라붙는 말 또한 이제 시집가도 되겠네.” .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야만 성숙한 여자어른으로서 인정을 받는다. 나는 원하지도 않았는데 밖에서 나를 다 컸다고, 여자라고 규정한다. 규정하는 그 기준 또한 나의 것이 아니다. 어른의 기준도, 아름다움의 기준도, 순수함과 걸레의 기준도 모두 보통 사람의 것이다.
 
아주 길고 긴 흰 옷을 입고 춤 출 것이다. 이것은 그런 잣대라면 나는 평생 크지 않을 것이라는 거부의 직접적인 묘사다. 흰 색 또한 아주 직관적이고 수없이 행해져 왔을 표현이다. 끌리는 흰 옷은 분명 온갖 것이 다 묻고 아주 잘 보일 것이다. 나는 순백의 순수도 닳아버린 걸레도 아니다. 그 단어와 이분법에 얽매어 그것을 자랑스러워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번에도 옷에는 글을 새긴다. 바닥에 닿을 천부분에 자수가 놓아지고 그들은 익히 들어왔던 잣대들이다. 이것은 분명 나를 따라다닌다. 내가 애써 봐줄 필요도 신경 쓸 필요도 없다 .
 
어디에 닿던 찢어지던 몰가치하다. 그저 존재한다는 것만 인정할 뿐 아무런 영향도 끼치진 못한다. 머지않아 사라지고 가려질 것들이다. 바느질은 앞서 말했던, 여성의 재생산 노동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점에서 기피하고 되려 하찮게 여겼었다. 저번 콤플렉스 인형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자수는, 하찮은 재생산 행위에서 예술의 영역으로 그 의미를 재정의 한 여성만의, 남의 노력이 아니라 내 의미가 되었다. 좀 더 쉬운, 목소리나 타이핑으로 말하지 않고, 구태여 오랜 시간을 들여 내뱉는 말은 그 말에 간절함과 무게가 실린다. 스스로에게도 한 번 떠올리고 날아갈 말이 아니라 둔중하게 내려앉을 말이 된다.
 
정새난슬의 다 큰 여자에 맞춰 춤춘다. 단순히 어린아이로서만 보호받다 갑작스레 임신할 수 있는 짐승 중 하나로 세어지고 관리 당하는 여자를 표현한다. 배를 찍는 동작, 손이 묶인 채로 팔꿈치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동작, 끌려가는 동작, 여자자세로 앉아 비는 동작 등 그 관리가 결코 원하지 않는데 행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진짜 시작이야가사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바뀐다. 내 안에 자리 잡아 버린 기준들을 먼저 없앤다는 의미로 서로의 얼굴 앞을 주먹으로 친다. 휘청거리기도 하지만 이내 자유롭게 뛰고 손을 뻗는 동작들을 통해 보통의 기준을 거부하는 과정이 괴로울 수도 있지만 이내 더욱 큰 해방감을 준다는 의미를 전달한다.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석달인가
 
지났을 때 나에겐 별 의미 없는 하루하루였던 시간
 
뭐가 뭔지 알 수 없어
 
정적으로 도망갔지 - 갑자기 변한 사람들의 태도에 당황
 
울다 말고 주저앉아
 
작별인사 떠올릴 때 타의에 의한, 작별이라 눈치 채지 못한 아이로서의 나와 인사
 
재밌구나 누가 웃네 순수하면서 섹스를 할 수 있는 여자 중 하나에게 보내는 웃음
 
안녕하고 인사하네 여자로 대하는 이들의 인사
 
다 큰 여자라고 하네 사람을 낳을 수 있는, ‘의 것이 될 수 있는 여자
 
고개 들어 나를 보네 그 행동들이 옳지 않음을 인지
 
입술 열어 글씨 쓰네
 
식탁 위에 초를 켜네 무엇이 잘못됐다 정확히 알고 말할 줄 알게 된다.
 
붉은 빛이 번져와서
 
나의 심장 조여왔네 달라진 것 없이 알기만 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
 
무자비한 단어 속에
 
너무 아파 쓰러졌네 명확하게 알게 된 말로 행하는 억압도 마찬가지로 괴로움
 
어지럽게 흔들리고
 
눈부시게 폭발했네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지경에 다다름
 
날카로운 문장들로
 
산산조각 흩어졌네 이제는 주위 모든 것이 억압이고 공격으로 느껴진다.
 
다 큰 여자 내게 왔네
 
이름 없는 짐승 같아 전쟁에 나서는 한 무리의 하나로, 다른 의미의 짐승이 된다.
 
눈을 감고 속삭이네
 
이제 진짜 시작이야
 
거울을 부술 준비가 돼 있니 내제화한 억압부터 부순다.
 
눈물의 그림자 밀치고 때려서 그 과정은 전보다 더욱 아플 수도 있다.
 
너만의 그림을 거칠게 그려봐 그들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자립하기 시작
 
소리를 지를 분노가 생겼니 나를 되찾고 세상에게 잘못되었노라 말한다.
 
드센 저 바람에 온몸을 맡기고 그 외침을 향한 비난에 일일이 상처받지 않고
 
입 벌린 상처로 노래를 불러봐 굳게 말한다.
 
다 큰 여자 내게 왔네
 
난폭하고 부드럽게
 
격렬하고 조용하게 과격하다 온건하다 규정할 필요 없음.
 
일어나서 춤을 추네
 
일어나서 춤을 추네,
 
일어나서 춤을 추네 스스로 온몸으로 말하고 있다는 그것만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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